외국인 수급 몰리며 주가 상승세…수출 실적 호조 등 우호적 환경 조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외국인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수출 실적 호조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만큼 주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인 13일 7만6800원 장을 끝마쳤다. 지난달 30일 7만13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주일새 7.71% 상승한 셈이다. 지난 8일에는 장중 7만860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8월 이후 넉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에만 6.6% 올랐다. 이달 8일에는 12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7월 7일(12만5500원) 이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 외국인 수급을 꼽는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세를 보이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 대한 매수를 집중적으로 이어 가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2조204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전체 매수 물량의 80% 이상이 반도체 투톱에 쏠렸다. 

삼성전자 주식의 경우 1조548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순매수 상위 2~5위 종목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 매수 규모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도 258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꾸준히 순매도를 해 온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반도체주 상승의 발목을 잡아 온 메모리반도체인 D램 가격이 내년 초 이후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는 11월에 이어 12월 중순에도 긍정적으로 유지한다”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시총 2위인 브로드컴 매출이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했고, 대만 반도체 지표 중 11월 전자 부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 강세 요인은 삼성전자의 정기 사장단 인사 발표에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추구를 재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12월은 메모리 반도체의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일부 서버 D램 고객사가 재고 축적을 시작한 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유의미한 상승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는 정보기술(IT) 공급망의 차질 때문”이라며 “그러나 내년에는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며 정상 환경으로 회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일반적으로 IT 수요가 증가하는 구간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비메모리 대비 업황 회복 시점이 늦다”면서도 “전방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가 소진된 이후에는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상승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증가율이 압도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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