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5일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진보성향 단체 ‘우리마당’ 김기종(55) 대표의 범행을 이념에 따른 테러로 규정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마크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정치적 목적을 가진 테러’로 규정했다. 경찰은 배후세력 없는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렸고, 진보단체들 역시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개인의 일탈이라는 입장을 냈다.

   
▲ 사진=YTN뉴스 캡처

경찰은 범행배경으로 김씨의 반미 성향을 꼽았다. 13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평소 반미감정을 갖고 있던 김씨가 리퍼트 대사를 상해한 이유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1997년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를 설립하는 등 우리마당 통일문화연구소 등 단체를 중심으로 주로 통일, 반미와 관련된 활동을 지속해왔다. 2013년 이후에는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포함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이 주최한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행사에도 6차례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달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등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시행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목격자 진술과 리퍼트 대사의 상처, 제반상황을 고려했을 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배후세력과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5일 오전 7시 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던 리퍼트 대사를 길이 25㎝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했다.

리퍼트 대사는 피습 후 강북삼성병원을 거쳐 세브란스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얼굴 상처는 광대뼈 부위에서 턱 밑까지 길이 11㎝, 깊이 3㎝ 정도로 80바늘 가량을 꿰멨고, 왼손 2㎝ 관통상 봉합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