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사, 최근 1년 대기업 신산업 진출 10년래 최대
신산업 규제 개선과 정책적 지원 향후 과제로 지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LG전자는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판단하고 2018년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로보스타’를 인수했다. 이 업체의 대표 제품인 ‘수직 다관절 로봇’은 인간의 팔과 가장 유사한 동작을 하며 용접⸱도장에 사용된다.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 받는 가운데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가상 걸그룹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가상(VR)⸱증강((AR)현실, 맞춤형 헬스케어 산업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 코엑스몰을 방문한 고객들이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의 신규 계열사 영위 업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신규 회사 중 23.6%가 신산업 분야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진출한 업종은 신재생에너지(15.1%), 가상⸱증강현실(12.7%), 차세대통신(12.6%)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2020년 5월~2021년 4월) 대기업집단에 신규로 편입된 계열사 297개 중 신산업 분야를 영위하는 회사는 70곳으로, 전체 신규 계열사의 23.6%이다. 개수와 비중 모두 지난 10년(2011년 4월~2021년 4월) 중 최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전(2019년 5월~2020년 4월)에 비해 개수는 30개, 비중은 7.3%포인트 늘었다.

10년 전(2011년 4월~2012년 3월)에 비해 최근 1년 간 진출기업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가상⸱증강현실’ 분야였다. 10년 전에 비해 24개사가 증가했다.

‘맞춤형 헬스케어’ 산업에도 여러 기업이 가세했다. 10년 전 진출기업 수는 2개사에 불과했으나, 최근 1년 동안 23개사로 11.5배 늘었다.

‘가상⸱증강현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 급증, ‘헬스케어’는 인구 고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전경련 제공

전체 조사대상 기간(2011년 4월~2021년 4월) 중 대기업집단이 가장 많이 진출한 분야는 신재생에너지(132개사·15.1%)였으며, 그 뒤를 가상⸱증강현실(111개사·12.7%), 차세대통신(110개사·12.6%), 빅데이터(103개사·11.8%) 등이 이었다. 이는 기후 변화, 스마트폰 대중화, 4차 산업혁명 등의 시장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집단의 신산업 진출이 늘고 있지만 규제로 인해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누적 투자 상위 100대 스타트업의 핵심 사업모델 중 자동차 유상 운송 서비스, 클라우드 기반 은행, 안면 인식 결제 등 31%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없거나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보다 다양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진입이 막혀있는 산업의 규제를 대폭 개선하고,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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