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동시 투입, 항공기 동체 이상 유무 검사 속도·안정성↑
정부 항공 MRO 제도 개선책과 연계…내년 중 정식 운영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대한항공이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항공기 동체를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 이수근 대한항공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우측에서 네번째), 김용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우측에서 다섯번째) 등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소재 본사 격납고에서 이수근 대한항공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김용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집 드론을 활용한 기체 검사 솔루션' 시연 행사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드론을 이용한 항공기 동체 검사는 작업자가 최대 20m 높이에서 항공기 동체를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 현재의 정비 형태를 완전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안전 사고의 위험을 없애는 동시에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정비를 진행할 수 있어 해외 항공사에서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군집 드론 활용 기체 검사 솔루션을 개발하는데에는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는 세계 최초로 2대 이상의 드론을 동시에 투입해 정비 시간을 단축함과 동시에 운영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 대한항공이 제작한 기체 검사용 드론들이 군집 비행을 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이 드론은 가로·세로 약 1m, 무게는 5.5kg로,  4대가 동시에 투입돼 항공기 동체 상태를 검사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운영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4대의 드론은 사전에 설정된 영역을 각각 비행하며 영상을 촬영하게 되며, 만약 어느 한 드론이 고장 날 경우 나머지 드론이 자율적으로 상호 보완해 사전에 계획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됐다.

드론 4대를 동시에 투입하면 현재 육안으로 진행되는 약 10시간의 동체 검사 시간을 약 4시간으로 60% 가량 줄여 항공기 정시성도 크게 제고할 수 있다. 특히 드론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는 1mm 크기까지 식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작업자가 높은 곳에서 육안으로 일일이 찾아내기 어려운 미세한 손상까지 정확히 탐지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클라우드로 검사 데이터를 공유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관련 직원들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한 드론 운영을 위해 검사 항공기·주변 시설물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충돌 방지·회피'와 임무 영역 이탈 방지를 위한 '안전 비행영역'(지오 펜스) 기능도 적용했다. 

   
▲ 대한항공이 제작한 기체 검사용 드론이 격납고 내 주기된 항공기 옆에서 비행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이번 개발은 정부의 항공 정비(MRO) 산업 경쟁력 강화·항공 정비 제도 개선 정책과 연계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솔루션 개발 뿐 아니라 조종사·기술자 이외 안전 요원 배치를 의무화하는 등 드론 정비 운영 근거·안전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정비 규정을 개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속적인 드론 시범 운영을 기반으로 작업자의 안전도와 사용 편의성 향상, 운영 안정성·검사 정확도 등을 개선해 내년 중으로 정식 운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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