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대란'에 정부, 최대 격리기간 16일부터 적용…지난 3주간 환자 1000명 숨져
시설 노후·인력 부족·업무 과부하 '3중고'…혈액투석 제때 못하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 '위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금은 어떤 상황에서도 아프면 안됩니다. 병원마다 병상 대란이 일어나 어지간한 중환자라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입니다. 투입된 의료진이라도 숙련도가 부족한 실정이라, 위중증 환자에 대해 쉽게 포기하거나 치료를 지속적으로 하기 힘든 상황이다. 인력과 장비 모두 부족해 적절하고 제대로 된 치료가 힘들다."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사태가 만 24개월이 되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아직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가 방역 강화를 망설인 최근 3주간 코로나 확진자들이 급속도로 늘면서 1000명이 넘는 코로나 환자가 숨졌다.

국내 총 누적 확진자의 20%가 이 기간에 발생했을 정도다. 위중증 환자 수는 16일 0시 기준으로 989명으로 확인되면서 의료대응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수도권 코로나 격리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 이 모 씨(45)는 이날 본보의 취재에 "환자를 못 받거나 전원시킬 때 병실 없습니다라는 말이 부지기수로 튀어나온다"며 위와 같이 호소했다.

   
▲ 의료진이 서울 서초구 심산문화센터 드라이브스루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가장 큰 문제는 현 코로나 환자의 3분의 2를 맡고 있는 공공병원의 '3중고'다.

노후 시설에 인력 부족, 그로 인한 업무 과부하 등이 겹치면서 혼신을 다해 치료에 임하던 의료진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로 인해 위중증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급속도록 늘면서 병상 관리의 실패가 근본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1일 일상회복을 처음으로 시행하면서 확인된 위중증 환자는 343명이었다. 이는 45일만인 16일 0시 기준으로 2.9배 늘어났다.

또다른 문제는 일종의 '풍선 부풀리기' 문제다. 중환자 치료하는 의료체계 전반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코로나가 아닌 다른 중질환의 치료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혈액투석기가 부족해 투석을 제때 받지 못하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에게는 생명이 걸린 문제다. 격일 간격으로 투석해야 하는 신부전증 환자들을 위한 병상이 당장 없는 위기상황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투석전문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이날 본보 취재에 "투석이 밀리면 단 며칠만에 호흡곤란이나 장기손상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요독은 물론이고 호흡곤란으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폐에 물이 차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지극히 위험한 응급 상황이다. 쇼크로 심근경색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투석할 수 있는 병원을 환자들이 찾기 매우 어렵다. 당장 코로나 확진이고 뭐고 간에 자기 목숨이 걸려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코로나 관련 의료진들로부터 환자의 3분의 1 분량을 맡고 있는 민간병원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 45개 상급종합병원의 보유 병상 10%를 동원하면 5000개 병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정부가 민간병원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넉넉하게 보장해주고 확보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 의료진들이 서울 서초구 심산문화센터 드라이브스루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 감염내과 과장인 김 모 교수는 이날 본보 취재에 "일선 병원들 사이에서 정부, 보건복지부, 국회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에서 정부가 택할 카드가 넓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선에서는 행정명령, 의료인력 동원령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작동할 수도 없다"며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의료진을 자발적으로 불러서 코로나 위중증 환자들을 돌보게 만들려면 금전적인 지원 외에는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애초에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실 증설부터 서둘러 지원하고, 그에 대해 보장했다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현 정부의 실책이 자업자득이 된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