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VR 헤드셋 '오큘러스'로 크아 테니스 게임 제공
KT, 메타버스 협력 업체와 건물 내 내비게이션 구현
한국문화재재단, VR 장비로 역사 속 '비거' 소개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최대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전시회인 'KMF & KME 2021'이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에서 열렸다. 이곳은 메타버스 산업과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보고 제품과 콘텐츠를 체험해보고자 하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 KMF & KME 2021./사진=박규빈 기자

올해 이 전시회는 6회째를 맞아 '메타버스, XR로 로그인'이라는 주제 아래 개최됐다. 이곳에서는 5G 기반 관련 서비스 플랫폼 외에도 문화·게임 등 XR 콘텐츠와 비즈니스 모델화가 가능한 기술과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싸이월드 미니미를 3D로 업스케일링한 듯한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가 가장 먼저  반겼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점에 착안해 트리를 비롯한 각종 장치를 꾸며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대해 직원들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규빈 기자

현장에 있던 SK텔레콤 관계자는 "일상의 대부분의 일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이프랜드에 회의와 같은 의사소통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올해 3월 자사 가상 현실 플랫폼 '점프 VR' 앱 내에 순천향대학교 대운동장을 구현해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고려대학교 응원 오리엔테이션도 이프랜드를 통해 지원하기도 했다.

   
▲ 관람객이 오큘러스를 통해 크레이지 아케이드 테니스 게임을 하고 있다./사진=박규빈 기자
   
▲ KT 부스 안에 마련된 메타윈 실증 사례./사진=박규빈 기자

SK텔레콤은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오큘러스'도 구비해뒀다. 이걸 쓰니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테니스 게임이 펼쳐졌다. 스매싱을 하니 진동과 타격감이 느껴졌다. 어지럽지도 않아 좋았지만 좁은 공간에서 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 같았다.

바로 옆에는 KT가 협력사들과 차린 부스가 있었다. KT는 협력사 '메타윈'과 함께 메타버스를 이용해 건물 내 실시간 위치 파악 솔루션을 개발했다.

메타윈 관계자는 "현실에 존재하는 건물을 가상 세계에서와 같이 만드는 기술이 합쳐진 것으로, 지진이나 화재 발생 시 빠르게 대처가 가능한 통합 관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태그'라고 불리는 매개체를 가지고 있으면 중앙 서버에서 실내 내비게이션을 작동시켜 대피 경로를 제시한다는 것이었다. 주 고객사는 병원 등으로, 안전 확보가 필수적인 공간에서 꽤 유용할 듯 싶었다.

KT는 '리얼 큐브'라는 게임을 준비해뒀다. 빔 프로젝터가 레이저를 쏘면 플레이어는 방망이로 벽면의 특정 부분을 가격해 미션을 깨야 했다. 일부 큐브는 여러번, 혹은 세게 쳐야 부숴지는 등 가상 공간에 현실감을 꽤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 정윤식 아이로브 사장이 AR 기반의 원격 대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빌리아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박규빈 기자

당구는 유서 깊은 게임이다.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증강 현실(AR) 기반의 원격 대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빌리아이는 이와 같은 편견을 깨고자 노력을 기울인 듯한 인상을 줬다. 프로 당구 선수로 하여금 영상을 통한 강의를 제공하고, 프로젝터를 통해 이미 큐대로 친 공의 이동 경로를 보여줬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역삼동과 제주도 등 전국 3개 당구장에 설치돼있다.

정윤식 아이로브 사장은 "당구를 잘 치고싶은 사람들을 위해 3년 간 개발해왔다"며 "내년 상반기 중엔 예측·추천 경로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TV나 모니터로 보는 선명한 화면은 대부분 4K 수준이다. 그러나 VR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사용자를 둘러싼 360도 공간을 표현하기 때문에 픽셀이 깨져보여서다. 4K도 감당할 수 없는 셈이다.

VR을 볼 때 이용자는 고개를 돌리며 시야를 바꾸게 되는데, 이에 따라 해당 방향에 있는 분할 영상들이 재생된다. 이때 이용자가 직전의 분할 영상과 새로운 분할 영상 사이의 전환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영상 재생이 잘 돼야 고화질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 VR은 무언가 상이 뿌옇다는 인상을 줬지만 알파 서클의 아이돌 공연은 확실히 깨짐이 덜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 관람객이 VR 장비로 임진왜란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는 무동력 비행체 '비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박규빈 기자

역사를 책으로만 공부한다는 틀을 깨는 곳도 있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VR 장비를 갖춰 임진왜란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는 무동력 비행체 '비거'를 소개했다. 작동 원리나 형태에 대한 그 어떤 기록도 남아있지 않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나 게임 요소로 활용하기에 알맞아 선정한 듯 했다.

특수 장비로 비거를 조종할 수 있게 해 역사 공부에 흥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판옥선이나 화포와 같은 고전 무기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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