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넷플릭스, CDN 적용 OCA 덕 트래픽 감소 강조 예상"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망 사용 대가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갈등이 1심에서 끝나지 않아 곧 2심이 시작된다. 넷플릭스는 항소심에서 기존 판결을 뒤엎을만한 새로운 법리를 제시해야 하는 만큼 어떤 입장을 피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로고./사진=각 사 제공

19일 IT·통신업계에 따르면 SKB와 넷플릭스 관계자들은 오는 2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함에 따라 2심 준비 기일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피고(SKB)로부터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SKB의 손을 들어줬다. SKB의 전송망을 사용했으니 그에 대한 합당한 비용 지불을 하도록 한 셈이며, 망 중립성과는 구분됨을 지적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SKB가 승소한 만큼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법원 판단을 뒤집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지난 9월 10일까지 항소 이유서를 내라던 법원 명령에 제출 기한 연장으로 화답했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기존 주장이 먹혀들지 않자 새로운 논리 개발을 위해 시간을 끈 것으로 보고 있다.

본 소송의 본질은 넷플릭스가 도쿄·홍콩 소재 자사 서버에서 콘텐츠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사용한 SKB 회선 등 통신망 이용료 지불 다툼이다. 넷플릭스는 2심에서도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이번에도 자체적으로 구축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기술이 적용된 오픈 커넥트 얼라이언스(OCA) 덕에 SKB 망에 가해지는 트래픽을 대폭 감축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구글 데이터 센터 랜선.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구글 데이터 센터 제공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망 중립성 정책에 대한 설명을 담은 가이드 라인 '망 중립성 정책의 이해'를 발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망 중립성 원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는 합법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제공 사업자 등과 관계 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같은 정부 당국 입장이 법원 판결 이후에 나왔고, 망 이용 대가 수취에 관한 설명은 없어 SKB 측에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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