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을 티빙 대표 "경쟁력 강화 차원 모태 펀드 규제 개선도"
이상원 강원대 교수 "외국 OTT와 차별 말아야 토종 경쟁력↑"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외국 미디어 기업의 국내 시장 상륙이 미디어·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국내 미디어·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한국전파진흥협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21일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진흥 포럼 6차 회의'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공동 개최했다.

   
▲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홀에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진흥 포럼 6차 포럼'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양지을 티빙 대표이사,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 심상민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경희 한국언론학회장, 강명현 한림대학교 미디어 스쿨 교수,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 조한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기획실장./사진=미디어펜

이 포럼은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혁신 방향, 재원 구조 개선·상생 발전 방안 등의 의제를 선정해 관련 산업계와 전문가가 함께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회의는 '우수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유통 활성화를 위한 국내 미디어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양지을 티빙 대표이사는 "혁신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경쟁 정책과 규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관계 당국은 글로벌 OTT 성장 동력이 된 자국과 글로벌에서의 동일 지원·규제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티빙과 KT시즌은 2023년까지 각각 4000억원,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액이 커지는 만큼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은 업계에 대해 규제책을 준비 중이다. OTT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발전 기금 징수 논의가 대표적이다.

이에 양지을 대표는 "국내 OTT 경쟁력 강화 정책에 앞서 분담금 징수 논의가 선행돼 업계의 우려가 증가하는 판"이라며 "글로벌 사업자와의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역차별 요소 등을 고려, 신중한 접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양지을 티빙 대표이사가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진흥 포럼 6차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현재 업계에는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와 기술 개발을 위한 재원 확보 지원 지원책이 요구되지만 규제 이슈로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양 대표는 K-OTT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모태 펀드 규제 개선 검토도 주문했다.

이어 그는 "OTT 콘텐츠의 등급 심의 물량 증가로 인해 신작 제작·마케팅·유통 일정 상 차질이 생긴다"며 "K-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대하고 이용자 만족도를 제고하고 위해 '자율 등급 분류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미디어 콘텐츠 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저작권 분쟁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관련 법규를 개정함에 있어 OTT나 메타버스 등 국내 미디어 플랫폼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한 의사 결정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와 제작사의 밸류 체인 별 지원 체계 조성과 수익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양 대표는 "정부의 문화 예산 재정이 OECD 평균인 3% 규모로 확대되고, 콘텐츠 투자비에 대한 세제 지원이 25~30%에 달하는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이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진흥 포럼 6차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현재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 기준 글로벌 가입자 수가 2억1400만명, 디즈니 플러스는 1억1600만명에 달한다. 2026년이면 디즈니 플러스는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가입자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현지화 전략과 콘텐츠 경쟁력 등 다양한 요인이 국내 OTT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OTT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고품질 OTT 콘텐츠 확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 수요 증가에 따라 제반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플랫폼 간 경쟁 심화로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 OTT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OTT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외국 기업과의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명현 한림대학교 미디어 스쿨 교수는 "최근 OTT 산업 정책은 3~4년 전과 같고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OTT의 법적 지위를 놓고 논쟁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국내 OTT 기업들을 해외로 진출시킬 게 아니라 내실부터 다지도록 해야 한다"며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기업은 규제하고, 국내 기업은 진흥하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현재 국내 OTT 회사들은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이해 관계자들에게 제공한다"며 "결제 수수료를 모두 제하고 나면 영업이익률이 1~2%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이 실장은 "음악 저작권 요율 인상 문제도 우리에게는 큰 문제로 다가온다"며 "방송·영화 산업 발전 기금 징수까지 현실화되면 국내 OTT 업계는 꽃을 피우기도 전에 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