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 동맹 가치 낮게 보기 때문”…외교부 “노력하는 것으로 알아”
오소프 상원의원 바이든에 공개서한 “주한 미대사 빨리 지명 촉구”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주한 미국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전직 주한 일본대사를 역임한 무토 마사토시가 미국 입장에서 한국의 동맹국으로서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010년부터 약 2년간 한국에서 근무했던 무토 전 대사는 21일 일본 웹진 ‘재팬비즈니스프레스’에 ‘주한 미국대사 11개월째 공백, 미국은 문재인을 져버렸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리고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인데다가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톱클래스 국가이다. 그런데 주한대사 지명이 11개월이 되도록 이뤄지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무토 전 대사는 또 “문재인 정권이 미국의 전략을 무시하고 자신의 정치적 욕망만으로 외교 판단을 내려왔다”면서 “미국의 대중 포위망에 가담하지 않고 중국의 ‘한미 이간책’에 조종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한국의 행태가 미국이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가치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의 머릿속은 한반도 종전선언 일색이며, (미중) 신냉전에 맞춰 중국과의 관계 재검토 생각도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바이든 정부는 ‘대중 견제’ 차원에서 만든 협력체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국가와 중국에 대해서는 대사를 지명 또는 인준하는 절차를 마친 상황이다.

   
▲ 주한미군과 한미동맹(PG)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주일본 대사에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을 지명한 바 있으며,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인준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주한국 대사는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던 1월 20일 한국을 떠난 뒤 지금까지 대사대리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처음 로버튼 랩슨 부대사가 임시로 대사직을 담당하다가 지난 7월 크리스 델 코르소 부대사가 대사대리를 맡고 있다. 따라서 주한 미대사는 11개월째 지명되지 않고 있으며, 이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탓에 존 오소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한 미국대사를 빨리 지명해 달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17일(현지시간) 공개서한을 보내는 일도 생겼다. ‘친한파’고 꼽히는 오소프 의원의 지역구는 조지아주로 기아, SK, 한화 등 한국 기업 117곳이 진출해 있다.

한편, 외교부는 모토 전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부적절하다는 입장과 함께 미국도 주한대사를 가급적 조기에 지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모토 전 대사는 전직 주한대사로서 우리나라와 제3국을 언급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면서 “주한 미대사 문제를 떠나서 한미동맹은 역대 최상의 관계라는 것이 양국 정부의 공통된 평가이다. 외국 정부의 인사 동향에 대해 우리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미국도 가급적 조기에 지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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