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태국과 준결승 1차전에서 패한 후 억울했던 심판 판정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할 말이 많지만 말을 아끼면서도 비디오판독(VAR)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3일 밤(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2020 아세안(AFF) 스즈키컵' 준결승 1차전에서 0-2로 졌다. 베트남은 태국의 역습에 수비가 무너지며 전반에만 2골을 내줬고, 꽝하이의 슛이 두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불운 속에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고 완패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오는 26일 열리는 준결승 2차전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나서게 됐다. 2018년 대회 우승팀으로 '디펜딩 챔피언'인 베트남은 2차전에서 한 골 차로 이기더라도 4강에서 탈락하는 위기에 몰렸다.

   
▲ 사진=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은 패배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주심 판정에 대해서는 불만을 내비쳤다. 박 감독은 "주심의 판정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고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다"고 한숨을 내쉬면서 "심판 자신의 문제에 대해선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주심은 경기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만 얘기했다.

박 감독이 이런 반응을 보일 만한 장면이 경기 중 몇 번 나왔다. 동남아 축구 라이벌전답게 경기가 상당히 거칠게 진행된 가운데 전반 43분 베트남의 역습에서 반 토안이 반칙을 당할 때 주심의 판정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완벽한 단독 찬스를 잡은 반 토안이 드리블 질주해 들어가자 다급해진 태국 골키퍼 부드프롬은 페널티 박스 밖까지 뛰쳐나와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막지 못하고 뚫리자 반 토안을 팔로 잡아 넘어뜨리는 고의적인 반칙을 했다. 레드 카드가 예상됐지만 주심은 경고만 줬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꽝하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밀려 넘어졌는데 주심은 휘슬도 불지 않았다. 박 감독이 거세게 항의해봤으나 이미 경기는 끝난 후였다.

박항서 감독은 심판 판정 문제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VAR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재 축구계 대다수가 VAR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즈키컵도 논란이 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VAR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1차전 0-2 패배로 벼랑 끝으로 몰린 박항서 감독이 2차전에서 반격의 '매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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