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칼바람…전문가 "정부, 카드사 바라보는 시각 바뀌어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KB국민카드가 연말 희망퇴직 신호탄을 쏜 이후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잇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이슈로 내년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 만큼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는 카드사들이 고용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며, 정부가 카드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카드업계 업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희망퇴직을 사내에 공고했다. 신청 대상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이다.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을 지급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추가적인 희망퇴직 문의와 내년 악화되는 시장환경을 감안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도 올해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1966년생부터 1967년생 소속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신청을 받는다.

근속 기간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기본급과 함께 지원금 등을 추가로 지급한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10여명의 직원들이 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제2의 인생 설계를 희망하는 직원에게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희망퇴직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내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확정 됐으며, 카드론 규제 강화로 추가적인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비용절감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내년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자동차할부금융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실적 개선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며 "내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결정돼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져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내년 카드사들의 업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가 카드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반대하는 이유는 현재와 같은 상황 때문"이라며 "이미 카드사들은 모집비용 감소, 부가서비스 축소 등의 노력으로 비용절감을 단행해 남은 선택지는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 외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내년 카드론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마이데이터 등 부수 업무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수익화 되는데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금융에서 카드사가 맡는 역할이 상당하고, 전체적 고용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카드사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카드사의 업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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