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교생 21%, 채팅 등으로 위협 노출
[미디어펜=박규빈 기자]SNS·온라인 메신저를 이용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성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연합뉴스는 인천 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이 센터가 지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모두 79명이라고 보도했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10대가 33명(4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25명(32%), 30대와 40대 각 6명(8%) 순이었다. 10대 미만과 50대 이상은 1명씩 있었으며, 연령 미상은 7명으로 나타났다.

   
▲ 엘레나 마르텔로조 영국 미들섹스대학교 법과대학 범죄·사회학과 소속 교수 프로필과 한국어로 출간된 저서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아동·청소년을 노리는 위험한 손길'./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10∼20대를 합치면 피해자는 74%에 달해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성적 착취할 목적으로 유인·권유하는 등 '온라인 그루밍'은 전체 피해 유형 중 27%로 가장 많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7월 12∼19세 초·중·고교생 4012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856명(21%)이 채팅이나 SNS 등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인천에서는 최근 SNS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 7명을 협박, 음란물 수백 건을 촬영한 후 일부 영상·사진들을 유포한 혐의로 한 고등학생이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그루밍 피해 사례를 보면 자연스러운 대화부터 시작해서 점점 협박성 요구가 늘어난다"며 "범죄 대응에 미숙한 청소년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10대와 20대의 인터넷 이용 시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고, 디지털 범죄 예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계청이 작성한 '2021 청소년 통계'에서 10대는 지난해 주 평균 27.6시간씩, 20대는 29.5시간을 이용했다.

이 기간 중 10대와 20대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전년 대비 각각 10시간과 5.2시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SNS 사용 비율은 중학생 74.2%, 고등학생 81.4%, 대학생 90.8%였다.

류혜진 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 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한 외부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각종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며 "청소년이 가해자가 되는 사례도 많아 디지털 매체를 다루는 올바른 방법과 범죄 위험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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