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회의 거쳤지만 전원회의서 분과별 예산 토의까지는 처음
1월 당대회 이후부터 부문별 협의회 조직·분과 토의 방식 유지
분과 세분화…대외관계 협의회 별도 구성 논의 동향 보여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사회로 지난 27일 개막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29일 3일째 이어지고 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번 3일차 회의에 김 총비서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노동신문은 ‘둘째 의정’이라고 밝히면서 국가예산안을 토의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전원회의의 위임에 따라 둘째 의정 ‘2021년도 국가예산 집행정형과 2022년도 국가예산안에 대하여’ 토의를 위한 국가예산심의조도 조직되어 문건 초안 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에 앞서 당 정치국 또는 상무위원회에서 예산안을 논의해서 확정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당 전원회의에서 분여별 협의회를 구성해 예산안까지 논의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문은 또 3일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또는 위원이 지도하는 분과별 연구 협의 및 토의를 진행했고, 분과별 결정서 초안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 북한이 지난 27일 개막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28일에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1 2021.12.29./사진=뉴스1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 이후부터 규모 있는 당 회의체를 운영할 때 부문별 협의회를 조직하고, 분과별 토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특징을 분석했다. 

즉 2019년 당 전원회의에서는 분과별 협의회가 없었지만 1월 당대회 때부터 이런 방식이 보여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분과 협의회는 점점 세분화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통일부는 노동신문 사진 등으로 추정해본 결과 8차 당대회 때 7개 분과였던 것이 지난 6월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9개 분과로 식별됐고, 이번 4차 전원회의에서 10개 분과가 결성된 것으로 관측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외 관계를 담당하는 분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대남 및 대외 관계 부문 협의회를 별도로 구성해서 논의하는 동향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진에서 통일전선부장, 외무상, 국제부상 등이 식별됐다”며 “대남 및 대외 관계 등에 대한 토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당 전원회의의 남은 일정을 추정하기는 힘들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당 전원회의가 가장 길게 열린 기간은 4일간”이라며 “그 기준으로 볼 때 내일 전원회의에 관한 종합보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개 안된 추가 의정이 있다면 일정이 길어져서 종합보도가 내일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지난 9월 9일 정권수립 73주년(9.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 12월 28일 당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당 총비서의 모습을 비교하면 확연히 체중 감량한 모습이 보인다. 2021.12.29./사진=연합뉴스

앞서 27일 열린 1일차 전원회의에서는 이번 전원회의 의정을 승인하고 관련 토의가 있었으며, 내년인 2022년 당국가사업 방향에 대해 결론을 냈다. 또 올해인 2021년 당국가정책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토대로 한 2022년도 사업계획이 토의됐다.

28일 2일차 회의에서는 김 총비서가 직접 농업 발전과 관련해 새로운 강령을 제시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북한 매체가 보도한 것은 없지만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사회주의 농촌 발전에서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인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김 총비서가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이 지향하고 있는 현실적 조건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농촌 진흥의 웅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 전략과 중심 과업, 구체적인 실행 방도 등을 제시했으며, 혁명적인 중대 조치들을 취해주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에 북한 당 전원회의가 분야별 협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분야별 예산안 구성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이번에 김 총비서가 농업 부문에 집중하는 것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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