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폐지로 인해 강호동의 연속된 불운이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20일 KBS2 예능 프로그램 ‘투명인간’이 폐지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달 4월 1일 호텔편을 끝으로 종영되며, KBS는 후속 프로그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번주 녹화는 취소됐고, 다음주 녹화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KBS는 출연진에게 아직 폐지 소식을 알리지는 않았으나 모두들 짐작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시청률 하락에 제작진은 기자간담회 진행과 콘셉트를 변경하며 활로를 꾀하기도 했다. 모두들 폐지설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시청률은 갈수록 떨어져 18일 방송은 2.4%(닐슨코리아)를 기록하기도 했다.

   
▲ KBS '투명인간' 홈페이지 캡처

직격탄은 강호동에게로 떨어지고 있다. 세금누락 논란으로 잠시 연예계를 떠났다 돌아온 이후 제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무릎팍 도사’, ‘달빛 프린스’, ‘별바라기’, ‘투명인간’이 모두 시청률 하락으로 폐지 수순을 밟았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도 최근 5%대까지 시청률이 떨어졌고, 스테디셀러인 SBS ‘스타킹’ 역시 최근 3주간 10%의 시청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강호동이 MC를 맡은 프로그램들의 잇따른 폐지는 물론 자체적인 문제도 있으나 ‘강호동’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1박2일’, ‘무릎팍 도사’, ‘천생연분’ 등 흥행에 성공한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개인기를 통해 윽박지르기식 진행을 이어왔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자신만의 강점이었다.

바로 그 점이 문제였다. 그가 연예계를 떠난 1년여 동안 ‘강호동 스타일’의 프로그램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 틈새를 육아예능과 휴식을 전제조건으로 한 리얼버라이어티가 채웠다. 자신의 진행방식이 유행에서 밀려난 상황에서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그렇게 무너진 프로그램이 한때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무릎팍도사’였다.

이후 강호동은 목소리와 리액션을 대폭 줄였다. 대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책이라는 소재까지 묶어 ‘달빛 프린스’를 내놨지만 실패했고, 다른 스타들과 함께한 ‘별바라기’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tvN 드라마 ‘미생’의 인기에 힘입어 회사원과 어울리는 ‘투명인간’을 통해 복귀를 노렸으나 제목처럼 예능계의 투명인간 취급만 받고 말았다.

   
▲ 사진=KBS

총체적 위기다. 강호동은 머리카락 잘린 삼손처럼 목소리와 리액션을 잃자 힘까지 잃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는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쉽게 보이지 않는다. 유재석은 1인자로 확실히 입지를 굳혔고, 신동엽이 치고 올라와 섹드립으로 케이블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전현무를 비롯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의 차분한 진행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강호동의 프로그램은 시청률 5%대의 ‘우리동네 예체능’과 몸매 좋은 여성을 앞세워 건강관리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는 ‘스타킹’만이 남았다. 이들 만으로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없다. 다음 선택은 무엇이 될까. 이번에는 부디 돌파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