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정훈(35·원소속팀 롯데)이 미계약 상태로 해를 넘겼다. 정훈의 계약은 사상 첫 'FA 1척억원' 돌파 여부가 걸려 있어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이번 FA 시장(1군 기준)은 사상 유례없이 뜨겁게 달궈졌다. FA 시장에 나온 15명 가운데 14명이 계약을 했다. 정훈만 유일하게 미계약자로 남은 채 새해를 맞았다.

지금까지 FA 계약 14명의 총액은 옵션 포함 971억원이나 된다. NC에서 KIA로 이적한 나성범이 6년 150억원에 계약해 최고액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김현수(LG 잔류, 4+2년 115억원), 김재환(두산 잔류, 4년 115억원), 양현종(KIA 복귀, 4년 103억원), 박건우(두산→NC 이적, 6년 100억원) 등 총 5명의 선수가 1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하며 총액을 확 끌어올렸다.

총액 1000억원이 되려면 정훈이 최소 29억원 이상의 계약을 해야 한다. 

과열된 FA 시장 분위기로는 달성 가능성도 있지만, 정훈이 협상을 벌여야 할 상대가 롯데라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수는 정훈 외에 황재균과 박병호가 있었다. 4년 60억원에 kt 잔류를 한 황재균은 3루수여서 정훈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 3년 30억원에 키움에서 kt로 이적한 박병호가 정훈과 같은 1루수다.

둘은 스타일이 다른 타자다. 박병호는 5차례나 홈런왕에 올랐던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이고 메이저리그 진출 경력도 있다. 정훈은 최근 두 시즌 두자릿수 홈런(11개, 14개)을 치긴 했지만 통산 60홈런의 중거리포 타자다. 

FA 시장에서 '홈런타자 우대'가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볼 때 정훈이 박병호 이상의 계약을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올해 연봉이 박병호 15억원, 정훈 1억원으로 몸값 책정의 출발점에서도 차이가 크다.

박병호가 키움에서 kt로 이적한 것과 달리 정훈은 롯데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차이점도 있다. 지금까지는 다른 팀에서 정훈 영입을 노린다는 얘기가 없다. 경쟁이 없으면 몸값 상승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1986년생 박병호는 1987년생 정훈보다 한 살 많다. 정훈도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지만 비슷한 나이대 FA들이 보통 4년 정도 장기계약을 이끌어낸 점을 감안하면 정훈도 4년 계약을 통해 총액을 올릴 수는 있다.

정훈의 계약이 해를 넘김으로써 주목도는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