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8건 추이 분석…오차범위 밖 '이재명 우세' 늘어났지만 안심 못해
눈덩이 효과(쏠림 현상) 기대하는 이 vs 윤, 지지층·중도확장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누르고 앞서는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폭 만큼 갖고 오는 것이 아니라, 윤 후보의 하락세가 확연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다른 후보나 중도·부동층으로 분산되면서 그렇다.

특히 3강 구도 등 변수로 떠오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층이 견고하지 않고, 문재인정권의 실정 때문에 정권교체론이 여전히 오차범위 밖에서 정권유지론을 앞서고 있어 이 후보에게 큰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보는 가장 최근 조사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8건을 확인하고 그 세부 질의응답 내역을 분석했다. 조사기간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로, 중앙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지난달 30일 이후 등록된 여론조사들이다.

조사방식에 따라 큰 편차

총 8건 중 양 후보가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은 4건이다. 오차범위 밖으로 이 후보가 앞선 여론조사는 4건인데, 이 모두 조사방식이 전화면접이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어 양강 구도가 구축된 지난 11월 5일 이후 전화면접 방식은 ARS 방식에 비해 대체적으로 윤 후보가 10%p 빠지고 부동층이 10%p 더 많이 나오는 편이었다.

진짜 민심, 표심의 향방을 어떤 조사방식이 더 정확히 대표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릴 뿐더러 어느 하나로 결론내릴 수 없기 때문에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를 100% 신뢰하기 힘들다.

실제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한국리서치(한국일보 의뢰)·서던포스트(CBS 의뢰)의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각각 20.6%·25.9%로 나타나면서 ARS 방식 조사에 비해 부동층이 2.5~4.8배 많을 정도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사진 좌측)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정권교체론 여전…정당 지지도 엇갈려

최근 여론조사 8건 중 정권교체 지지 여부에 대한 조사는 3건이었다. 3건 중 오차범위 밖 유의미한 격차를 보인건 2건이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정권교체론'은 기존 50%대 초반에서 다소 떨어졌지만 47.5%~49.6%로 나타났다.

반면 정권 유지(재집권)를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유지론'은 37.5%~43.5%에 달하면서 다소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는 총 7건이었다.

여기서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포함)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인 것은 4건,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이 앞선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는 3건이다. 적게는 6.5%포인트 차에서 최대 9.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엇갈리는 분위기지만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다소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부동층의 존재감 확인

이 후보가 윤 후보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여론조사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도·부동층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한국리서치(한국일보 의뢰)·서던포스트(CBS 의뢰)의 여론조사에서 지지할 후보가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부동층은 각각 20.6%·25.9%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성향을 중도라고 응답자가 39.4%로 보수 32.8% 및 진보 24.6%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정당 지지도를 물어봤을 때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하거나 응답하지 않은 응답자는 20.2%에 달했다.

언제라도 표심을 바꿀 수 있는 유권자가 20%는 넘는 셈이다.

다만 한국리서치(한국일보 의뢰)·넥스트리서치(SBS 의뢰)가 지난달 29~30일·30~31일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중 이 후보 지지자는 각각 34.3%·36.4%, 윤 후보 지지자는 23.6%·22.0%로 확인됐다.

중도층에서 이 후보 지지가 윤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 표는 2021년 12월 30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가장 최근(12월 29일부터 31일까지)에 조사한 8건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야권 단일화 가능성, 안철수 지지자 속내는?

최근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가운데, 그 일부를 안 후보가 받아서 그렇다.

본보가 최근 여론조사들을 분석해 보니, 안 후보 지지자들에게서 결다른 속내가 확인됐다. 사실상 단일화가 필요하고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전체 응답자는 찬성 42.6%, 반대 46.2%로 갈렸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당대표인 국민의당 지지자 중으로 좁혀보면 찬성 69.1%, 반대 26.4%로 드러났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적극 응해야 한다는게 당 지지자들의 속내인 것이다.

이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자들 또한 찬성 56.9%, 반대 37.7%였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들의 경우 찬성 64.8%, 반대 29.8%였다.

반면 이 조사에서 정권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이재명)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자 중 윤-안 단일화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은 18.6%에 불과했다. 반대는 63.8%다.

이 후보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윤-안 후보의 단일화가 매우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SBS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31일 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묻자, '단일화가 쉽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가 54.6%에 달해 단일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 지지층의 견고함은 윤석열 우세?

본보가 마지막으로 살펴본 세부사항은 양 후보 핵심 지지층의 견고함이다.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얼마나 더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대선 투표 때까지 이를 갖고 가느냐 여부다.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달 29일~30일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본인·가족의 의혹에도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가 이 후보 74.7%, 윤 후보 84.1%로 윤 후보가 9.4%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윤 후보측 지지자들의 결집세가 견고하다는 반증이다.

CBS 의뢰로 서던포스트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이 후보 지지자 89.5%, 윤 후보 지지자 93.3%로 확인됐다. 이 조사에서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이 후보 지지자 82.7%, 윤 후보 지지자 80.8%로 백중세였다.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30일간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인상적이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거나 '아마 투표할 것'이라며 '투표 의향'을 밝힌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74.0%였다.

여기서 민주당 지지자는 87.8%, 국민의힘 지지자는 91.2%가 투표 의향을 밝혀 다소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본보가 분석한 것은, 최근 불거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비토 등 야당 내부에서 일어난 선대위 갈등에 대해서다.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냐'고 묻자, 국민의힘 지지자들 응답자 중 57.4%가 이준석 대표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았다. 윤 후보 책임이 더 크다고 본 국민의힘 지지 응답자는 27.9%에 불과했다.

사실상 이 대표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 밖에서 일반 유권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앞으로 당내 갈등이 속히 봉합되지 않을 경우,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보이는 결과다.

맺으며

여론조사는 추이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ARS냐 전화면접이냐 등 조사방식에 따라 결과 편차가 큰게 사실이라, 아직 이 후보와 윤 후보 중 누가 확실히 앞섰다고 결론내리기 힘든 실정이다.

다만 최근 이 후보가 스스로 자인했듯이 여론은 일주일 사이에 갑자기 뒤바뀔 수 있다.

2일을 기준으로,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단 66일 남았다. 앞으로 두달 일주일 남짓한 기간동안 어느 후보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처신할지 주목된다.

유권자의 마음은 갈대다. 중도나 부동층일수록 더 그렇다. 더 낮고 겸손하게 유권자 표심을 파고들 후보가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다. 대권 승리는 단 몇 % 포인트 차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아무 것도 예측하기 힘들다.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이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8건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