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발달장애인 종합대책 발표 성공까지 뒷얘기 공개
“문대통령의 ‘시선’과 ‘공감’이 만들어낸 국립대 특수학교”
“다음정부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로 더 발전시키길 기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첫 국립대학 부설 특수학교인 공주대학교 특수학교 기공식에 다녀온 이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대통령이 가야 할 곳이 바로 이런 곳”이라며 그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고 청와대가 2일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인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2018년 9월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던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이후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으로 명칭 변경)이 발표되고, 앞으로 국립대 부설 특수학교가 잇따라 개설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하기까지 지난 과정을 소개했다.

이번에 기공식을 가진 공주대 특수학교는 2024년 3월 문을 연다. 또 같은 시기인 2024년 3월 부산대에도 예술 중고등 특수학교가 개교하고, 2025년 3월에는 충북 청주의 한국교원대에 체육 중고등 특수학교가 문을 열 계획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에서 박솔이 공주대학교 특수교육학과 학생과 대화하고 있다.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는 장애인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는 국내 첫 국립 직업 특성화 특수학교이다. 2021.12.29./사진=청와대

정부가 2018년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발표한 계기는 문 대통령이 그해 어린이날 행사에서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해 환담을 나누던 중 ‘치매환자 가족의 부담만큼 발달장애인 가족의 부담도 크다. 국가가 책임을 나눠가져야 한다’는 말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 결과 개별 발달장애인에만 초첨을 맞춰 발달장애인의 영유아 시기부터 청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까지 생애주기별 필요 서비스를 분석해 맞춤형으로 만든 최초의 종합대책이 문재인정부에서 처음으로 마련됐다.

2018년 9월 12일 종합대책 발표 행사에는 특별히 ‘기재부 예산실’ 공무원들도 초대됐다. 이는 통상 연초부터 시작되는 정부 정책과 달리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은 어린이날에 갑자기 문 대통령 지시 사항으로 시작돼 여름부터 복지부와 기재부의 예산 줄다리기가 숨 가쁘게 진행돼 성공한 만큼 당시 이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을 초대한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 행사에 초대받은 기재부 공무원은 당시 “많은 예산사업을 검토하며 예산을 편성하고 수립해왔지만 정책 대상자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참 고맙다”라고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은 2018년 85억원에서, 2019년 427억원으로 5배 이상 대폭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2020년에는 916억원, 2021년에는 1512억원에 이르고 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지난 연설도 소개했다. “발달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인들보다 살아가기가 훨씬 힘이 듭니다. 부모님들도 참으로 힘이 듭니다. 그래도 부모님들은 내가 아이들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서 끝까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합니다.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사회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보여줬는지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듭니다.”

박 수석은 “언론 기사를 찾아보면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잠시 울먹인 것으로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평소 ‘시선’과 ‘공감’이 어디에 머무르는지를 설명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사진=청와대

발달장애인법은 2014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공약을 하기도 했고, 국회의원 당시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발달장애인법의 통과를 독려하기도 했지만 발달장애인법 제정 이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종합 정책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는데 대통령 취임 이후 비로소 종합대책을 만들게 된 것을 매우 기뻐했다고 박 수석은 설명했다.

박 수석은 “사실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기공식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청와대 일정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따라서 대통령 축사 대독 내지는 SNS 메시지 발표로 일정 보고를 올렸으나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며 “대통령은 ‘국립대 부설로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첫 출발이니 제가 직접 가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박 수석은 4년 전 발달장애인 엄마들의 ‘무릎 호소’를 기록한 영화 ‘학교가는 길’ 영화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 대상 영화 관람 프로그램에 추천한 일도 있다. 국가의 주요 정책을 다루는 청와대 참모들의 가슴에 공감을 심어주기 위한 일화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발달장애 정책이 문재인정부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다음 정부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로 더욱 발전시켜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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