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자 최소 10시간 이상 최전선에 머물었지만 감시 실패
열상감시장비 포착된 뒤 MDL 넘기까지 1시간30여분 소요
“北4명 서북방향 이동 4분 뒤 포착 월북자 동북방향 이동”
합참 “엄중 인식…경계작전부대 능력 향상·실태 현장 점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동부전선 최전선에서 1월 1일 ‘철책 월북’한 A씨를 우리군은 이날 낮 12시51분경 CCTV로 최초 식별했으며, 이후 같은 날 밤 10시 49분경 군사분계선(MDL) 이북에 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열상감시장비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군은 이날 밤 9시 17분경 비무장지대(DMZ) 내 MDL 이남 지역에 있는 A씨를 열상감시장비로 처음 포착했다. 

따라서 A씨가 월북을 시도하며 최전선에 머문 시간은 최소 10시간 이상이며, A씨가 열상감시장비에 포착된 이후 그가 MDL을 넘기까지 1시간30여분이 소요됐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동부전선 최전선에서 지난 1일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에 대해 2~4일 실시한 전비태세검열단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월북자의 행적을 이같이 설명했다. 

A씨는 GOP 감시카메라 3대에 총 5회 포착됐다. 하지만 군 감시병은 실시간으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합참은 “녹화영상 재생 시에도 녹화영상 저장서버에 입력된 시간과 실제 시간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6시 36분 GOP 철책을 넘었다. 당시 경고등과 경고음이 발생하는 바람에 군의 첫 현장 방문도 이뤄졌다. 하지만 A씨의 신병 확보는 실패했다. 합참은 “GOP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경고등과 경고음이 발생해 소대장 등 6명의 초동조치조가 해당 지역에 도착해 철책을 점검했으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군 대대지통실장은 자체적으로 상황을 종료시켰고, 상급부대 및 대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합참은 이날 밝혔다.

   
▲ 한미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20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육군 장병이 임진강변 철책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2021.8.20./사진=연합뉴스

결국 GOP 대대장은 사건 당일 오후 6시 36분에 발생한 철책 파손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날 밤 9시 17분경 DMZ 안에 있던 A씨를 열상감시장비로 최초 식별했으며, A씨의 신병확보를 위해 작전병력을 순차적으로 투입했다.

그런데 초기 작전은 귀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개됐다. 합참은 귀순 상황으로 판단한 것과 관련해 “지형과 이동방향 등을 고려했다”고 했으며, “이후 군단과 사단에서 상황을 평가한 결과 월북 가능성을 포함해 작전을 수행했으나 이격거리 등으로 인해 신병확보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합참은 당초 북측에서 3명이 나와 A씨를 데려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 대해 이날 “북측의 미상인원 4명이 열상감시장비에 관측됐고, 이들이 이동한 동일 지점에 A씨가 나타났지만 서로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혀 처음 관측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했다. 

합참은 “밤 12시 43분경 열상감시장비에 서북 방향으로 이동하는 미상인원 4명이 관측됐고, 이들이 이동한 동일 지점에 약 4분 후 동북 방향으로 이동하는 월북자를 재식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시영상 분석 결과 동일한 지점에서 포착된 시간 간격과 이동 방향을 고려할 때 월북자와 미상인원 4명과는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합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는 6일 합참의장 주관으로 현재 상황과 관련한 긴급 작전지휘관회의를 실시해 이번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군단장 책임 하에 경계작전부대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2월부터 합참 차원에서 경계작전부대 임무수행 실태를 현장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절치부심의 자세로 현장작전부대 장병들이 정신적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고 임무수행 능력과 체계를 조기에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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