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성공”…김정은 참관 안해
“8차 당대회 제시 전략무기개발 5개년 계획 완수 추진 의미”
홍민 “적대시정책 논리 벗고 일반국 국방력 강화 전략 설정”
박종철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볼 수 없는 회색지대 영역”
김동엽 “기술력 향상 마하 5 이상으로 날면 방어 어려울 것”
박원곤 “북 핵무력 고도와 추진 명백…시험발사 지속할 듯”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5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에 대해 일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볼 수 없는 회색지대의 영역으로 군사적 개발만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특히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전략무기 개발 과업을 완수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반 국가의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는 전술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만큼 향후 북한의 무기 실험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 노동신문은 6일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없이 명중했다”고 밝히면서 “당 중앙위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 부문의 해당 지도간부들이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전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극초음속미사일 부문의 연이은 시험은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 과업을 완수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 중·후반 이후부터 북한의 전술적 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때문에 무기를 개발한다는 전통적 논리를 벗고 대부분의 일반국가들이 자신의 안보를 위해 무기 개발을 하는 것처럼 북한도 국방력을 강화한다는 논리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략무기 개발 프로세스를 일반국가의 자위권 차원의 국방력 강화로 ‘평범화’ ‘일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전술 변화 목적에 대해 홍 연구위원은 “북한은 한미가 비핵화를 요구할 수 없을 정도로 핵무기 고도화를 달성하고, 대미 협상력을 확실하게 확보해서 제한적인 핵군축으로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 북한 국방과학원이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2022.1.6./사진=뉴스1

앞으로 북한의 행보에 대해선 “향후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언행을 명분 삼아 대응 무기를 과시하는 한편, 한미의 행동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무기 개발 프로세스에 따라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무기 실험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종철 경상국립대 교수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볼 수 없는 회색지대의 영역으로, 군사적 개발만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고위급 참석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방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성능 개량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에 대해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제원을 정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기술력에서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현재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언급한 측면기동 기술도 중요하지만 속도 부분이 상당 부분 개선됐을 것으로 본다. 마하 5 이상으로 날면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번에 “다계단 활동 도약 비행과 강한 측면기동을 결합한 조정성과 안정성이 뚜렷이 과시됐다”고 전했다. 다계단 활공 도약 비행은 여러 차례의 상하 기동, 측면기동은 좌우 기동을 했다는 의미로 변칙 기동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극초음속미사일은 사실상 현재 우리 미사일 방어체계 또는 한미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으므로 압박 강도를 증폭시킨 것”이라면서 “실제 완성도 여부를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최첨단 핵·미사일 개발을 통해 핵무력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은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압박하는 또 다른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향후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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