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세 사기 근절 대책 발표…尹, 민간 임대시장 역할 강조
[미디어펜=이다빈 기자]현 정부의 임대차3법 등이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대선후보들의 부동산 전세 시장 관련 공약에도 업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전세 사기 근절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임대차3법 개정을 공약하며 두 후보 모두 실수요자들을 타겟으로 한 중도 민심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관련 범죄 근절 정책을 발표하며 '전세 사기 근절 대책'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40번째 공약을 통해 "서민이 어렵게 마련한 보증금을 가로채는 전세 사기는 강력하게 대응해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 시내 아파트 및 주택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전세 사기 근절 대책으로는 △관련자 강력 처벌 △예방 시스템 구축 △피해 회복 지원 등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만든 '깡통전세 피해 예방 상담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 사기 의심자를 적극적으로 형사고발 조치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전세 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무자격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과 손해배상 책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계약이 끝난 뒤 뒤늦게 근저당권이 발견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금융시스테과 연계해 임차인이 해당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전세 사기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특히 피해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30 청년세대"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기존 부동산 공약은 공공부문을 통한 공급 확대를 부동산 안정화의 해법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약으로 내건 신규주택 규모 250만가구 중 최소 100만가구를 기본주택으로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직주근접성이 높은 곳에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한 공공주택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대규모 택지 개발시 역세권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적으로 짓겠다고 밝히는 등 공공임대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 왔지만 민간이 공급하는 임대시장 관련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및 증시대동제에 참석하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역시 공약으로 신규주택 250만가구 이상 공급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윤 후보는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주도 공급을 활성화 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는 전월세 신고제·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으로 구성된 임대차 3법을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11·19 전세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이하며 "11·19 전세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으나 서민·중산층의 주거 안정은 커녕 주거 참사가 일어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임대차 3법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이 커졌다"며 "임차인의 경우 당장 전·월세 갱신에 따른 이점을 누릴 수 있으나, 2년 뒤 급등한 전월세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임대차 3법의 맹점과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개인과 기업의 임대 사업에 대해 인센티브와 책임을 함께 부여해 민간 임대주택 시장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전셋값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현 정부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전세 공급 확대를 전세 시장 안정의 열쇠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전세 정책 실패 논란 등으로 전세 정책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 후보의 전세 사기 근절 공약은 사기 피해가 많은 2030세대를 공략하려는 측면이 큰 가운데, 윤 후보는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조하며 임대 사업 인센티브를 다시 강화할 것을 약속하는 등 민간 임대시장의 역할를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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