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선방에도 인력 감축 현실화…업계 전문가 "비용절감 최대 화두"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지난해 실적 선방을 기록한 카드사들이 연초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이슈로 실적 감소가 전망됨에 따라 선제적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전날 2년 만에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월평균 임금의 최대 35개월치가 지급된다.

하나카드도 사내에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33~36개월의 기본급이 지급된다.

앞서 KB국민·롯데·우리카드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말에 1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했다. 신청 대상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이다.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을 지급한다.

당시 롯데카드 관계자는 "추가적인 희망퇴직 문의와 내년 악화되는 시장환경을 감안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KB국민카드도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10여명이 신청한 바 있다.

우리카드도 1966년생부터 1967년생 소속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3분기 8개 카드사의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26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2% 늘었다. 

업계에선 양호한 실적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순익 증가는 카드사들의 비용절감 노력이 컸다"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 비용 감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 역시 카드사들의 몸집 줄이기 현상은 향후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카드사들은 모집비용 감소, 부가서비스 축소 등의 노력으로 비용절감을 단행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 외엔 남은 선택지가 없다"며 "금융당국이 대안으로 제시한 마이데이터 등 부수 업무 완화는 수익화 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갈수록 카드업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업계에선 비용절감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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