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 축구의 레전드 미우라 가즈요시(55)가 올해도 현역으로 뛴다. 1967년생으로 올해 만 55세가 되는 나이를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다.

일본 축구 팬들 가운데 1월 11일 오전 11시 11분이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J2리그(2부리그)로 강등된 요코하마FC가 미우라의 계약을 발표하는 시각이기 때문이다. 미우라의 등번호 '11번'에서 착안해 최근 수 년간 해오던 연례행사다. 미우라가 50대에도 현역 생활을 계속해 해마다 연초가 되면 그가 새해에 또 재계약을 하고 현역 연장을 할 것인지, 팬들의 관심사가 쏠리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 사진=요코하마FC 공식 SNS


올해도 어김없이 이날(11일) 오전 11시 11분 요코하마FC 구단의 미우라 관련 발표가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미우라와 재계약 소식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미우라가 드디어 현역 은퇴를 한다는 발표도 아니었다. 미우라의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요코하마FC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우라 선수가 JFL 소속 스즈카 포인트게터스로 이적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JFL(일본풋볼리그)은 일본의 4부리그에 해당하며 준프로 성격에 16개 팀이 소속돼 있다. 스즈카 포인터게터스는 미우라의 친형인 미우라 야스토시가 단장 겸 감독을 맡고 있는 팀이다.

비록 하위리그 팀으로 옮기긴 하지만 미우라는 만 55세에도 현역 선수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미우라는 요코하마FC 구단을 통해 "이번에 JFL 스즈카로 이적을 결정했다. 2005년부터 16년이라는 긴 시간 요코하마FC에서 뛰었다"면서 "그동안 팬 여러분들과 함께 쌓아온 수많은 추억들이 생각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미우라는 브라질 축구 유학 1세대 출신이다. 1986년 브라질 산투스에서 프로 데뷔한 후 파우메이라스, 마츠바라, CRB, XV 데 자우, 쿠리치바 등 브라질 팀을 거쳐 1990년 베르디 가와사키에 입단하며 일본 J리그에서 활약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제노아(1994-1995시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1999년)에서 뛰며 유럽 무대도 경험한 그는 교토 상가, 빗셀 고베를 거쳐 2005년부터 요코하마FC에서 뛰었다. 

일본 국가대표로도 오래 뛰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대표팀에서 활약했으며 A매치 55골을 기록했다.

지난 2021시즌 미우라는 J1리그 1경기, 컵대회 3경기 등 총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득점은 없었다. 미우라의 공식 경기 골은 2017시즌 J2리그에서 1골을 넣은 것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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