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소식에 윤 "도발 조짐 보이면 선제타격"
이재명 "국민 불안할 것"...민주당 "전쟁광이냐" 맹공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데 대해 '선제타격론'을 언급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가 5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통 보수의 가치인 '안보'를 띄우면서 지지층 결집을 튼튼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가 '북한이 미사일을 쐈고 위협이 계속되는데 이를 방지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선제타격이 유일한 방어"라고 답했다. 

그는 "(북한으로부터) 핵을 탑재한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다.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면서 "그런 조짐이 보일 때 킬체인으로 선제타격하는 것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국내외를 막론해 공개적, 직접적으로 대북 선제타격론을 거론한 정치지도자는 없었다"면서 "참 국민이 많이 불안해하실 것 같다"고 우려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윤호중 원내대표는 “윤 후보는 정말 호전적인 지도자”라며 “선제 타격이라는 것은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진다”며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북한의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오는데도 가만히 앉아서 불구경만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반박에 나섰다. 

야권 관계자는 12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의 '선재공격' 발언은 북한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선재 공격해서 북한으로 쳐들어가자는게 아니다"라며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미사일 발사할 조짐을 보이면 선재공격을 통해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성철 대구카톡릭대 교수는 "한미연합회 작전계획도 전략자산을 총동원해서 북한에서 핵무기를 쏘려고 할 때 선재타격하겠다는게 공식적인 방침"이라며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가지고 여당이 전쟁불안 심리를 조장하는 것은 공격 포인트가 잘못됐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저는 북한의 호의를 '평화쇼'라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이 정부는 거기에 너무 몰입해서 UN의 핵 관련 제재도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도 북한의 선의를 자꾸 강조하며 대북 안보리 경제 제재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기사도 봤다"며 "그 사이 북한은 미사일을 고도화 해 우리 안보를 치명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외교를 통해 대북 압박을 해 북한의 핵 고도화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위협에도 '북한 제제 해제'만 외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북한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통해 정통 보수층이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국가 안보'를 강조하면서 두달 남짓 남은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의 이번 발언은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로서 당연한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정통 보수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게 무엇이냐 '안보' 아니냐.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번 발언으로 보수 지지층이 조금 더 결집하는 게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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