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초 CEO' 박정림 사장 연임…ESG 흐름도 뒷받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말연시 증권업계 인사에서 여성 임원들이 다수 전진 배치돼 눈길을 끈다. 남성 중심의 리더십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시대적 움직임에 더불어 최근 부각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 또한 여성임원 전진배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 박정림 KB증권 사장 /사진=KB증권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역시 박정림 KB증권 사장이다. 지난 2018년 말 김성현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취임한 박 사장은 올해도 연임에 성공하며 ‘여성 최초 증권사 CEO’로서의 상징성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적인 금융권에서 박 사장의 존재는 성별이 아닌 성과 측면에서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시장부문장으로서 KB금융그룹 내 자본시장‧CIB그룹을 총괄하고 있기도 한 박 사장은 지난 2020년 말 166조7000억원 수준이던 KB증권의 총관리자산(AUM)을 작년 말 229조2000억원으로 40% 가까이 불렸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자회사를 강조하고 있는 흐름이라 이러한 성과는 더욱 부각된다. 특히 박정림 사장은 사모펀드 사태 등 회사가 악재를 정면으로 겪는 상황에서도 기록적인 실적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연말연시 인사에서는 타 증권사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증권은 김순실 상무보를 PB6 본부장으로 선임하며 12년 만에 여성 본부장을 탄생시켰다. 신한금융투자도 신임 상무보 9명 가운데 3명(신윤주 재경영업본부장‧김수영 브랜드홍보본부장‧염정주 청담금융센터장)을 여성으로 채웠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강희정 소비자리스크관리팀장을 임원으로 발탁(상무대우)했고, 미래에셋증권은 투자금융1부문 대표로 김미정 투자금융1본부장을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공모로 15명의 지점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전체의 40%인 총 6명으로 채워졌다.

여전히 증권가의 전반적인 문화가 남성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흐름 측면에서 최근 여성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사회 각계에서 부각되는 젠더 측면의 문제의식과 별도로 ESG 경영 흐름 또한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G 경영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다양성 확보”라고 지적하면서 “성과가 뛰어난 여성 임직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당분간 이와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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