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장동 집중 공격하면 이재명, 적극 방어할 것으로 예상
토론 이후 설날 밥상 민심 향방 가를 주요 변수될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TV토론'을 통해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두 후보 간의 불꽃튀는 한판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토론이 설 전 민심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협상단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TV 토론을 위한 3대3 실무협상을 열고, 설 연휴 전 지상파 방송을 통해 두 후보가 '양자 TV 토론'을 진행하는데 합의했다. 토론 주제는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으로 정해졌다.

구체적 일정에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사에서 일정을 잡을 텐데 설 연휴를 중심으로 가장 국민들에게 필요한 적정 시점이 언제인지 다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설 연휴 전이 원칙”이라며 “토론 시간은 방송사 편성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설 연휴 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질 양자간의 맞짱 토론에 설날 밥상 민심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및 증시대동제에 참석한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현행법상 주요 정당 후보들이 참여하는 대선 법정토론은 오는 2월21일과 25일, 3월2일 총 3차례다. 따라서 여야 협상단 논의에 의해 열리는 이번 토론은 법정 토론 이외 추가로 진행되는 TV토론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1대1 토론이 아니면 나설 생각이 없다면서 거부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대선 후보가 토론을 피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제기됐고, 이에 윤 후보가 정면승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토론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의 기세에 밀리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보여준다면 '토론 거부'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는 전략도 깔려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합의에 응해 주신 이 후보 측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국민 앞에서 이 후보의 실체를 밝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도 페이스북에 “경제와 민생을 살릴 구체적인 해법과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할 다양한 방안의 논의되면 좋겠다”며 “어려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꼭 필요한 일, 당장 해야 할 일을 빠르게 합의하고, 국민께 함께 약속드리는 생산적인 자리라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번 토론에서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집중 공격하면서 견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후보는 그동안의 풍부한 행정 경험을 내세우면서 향후 국정 전반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비전에 대한 정책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선에서 지지율 양강을 달리고 있는 후보가 법정 토론 외 '1대1 토론'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번 토론이 설 전 민심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TV토론회가 선거운동 과정의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영향력이 크다. TV토론회의 시청률도 제일 높고 토론회가 끝나면 토론회 내용이 실시간으로 각종 매체와 SNS에 전파 되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자신에게 제기된 논란이나 또, 정책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설 민심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TV토론이 설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TV토론을 한다고 해서 한 사람의 일방적 우위를 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두 후보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고 이번 TV토론으로 설 민심이 요동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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