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에 불편 없도록 휴무일 미리 확인하세요"…소비자 "그래도 불편해"

   
▲ 산업부 신진주 기자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급하게 장을 볼 일이 생겼다. 차를 타고 익숙하게 향하는 곳은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 아뿔사! 대형마트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휴무일 체크를 하지 않은 탓에 허탕을 치고 돌아 온 것이다. 동네에 있는 작은 슈퍼에서 대충 필요한 것을 골라 담았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대형마트 휴무일'을 검색해 휴무 날짜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에 표시를 해 놓았다. 대형마트 휴무일을 피해 다른날 장을 보기 위해서다.

많은 이들이 이런 답답한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 따른 한 사례를 예시로 제시해봤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협의회의 협의 내용에 따라 매월 2회 휴무를 진행하고 있다. 휴점 점포는 지자체 상황에 따라 변동되기도 하는데, 주로 ‘일요일’에 휴무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풍속도도 생겼다. 월 초엔 우리 동네 대형마트 휴무일을 체크하는 습관과 함께 각종 블로그에는 이를 한눈에 정리해 놓은 글도 게시된다. 또 휴무일이 많은 일요일엔 실시간 검색어 키워드엔 ‘이마트’, ‘홈플러스’ 등이 올라오기도 한다.

   
▲ 홈플러스 전경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 규제는 2012년 3월 처음 시행돼 지난해 4월 휴업일을 일요일이나 공휴일로 지정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법이 시행됐다.

의무휴업에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최근 서울 시내에서 대형마트가 많은 구(區)일수록 장바구니 물가가 더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형마트가 다른 유통업체보다 제조업체와의 가격 협상력이 높은 데다 경쟁 업체의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5개씩 있는 중랑구와 강서구의 평균 장바구니 가격은 17만817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대형마트가 없는 종로구와 서대문구는 장바구니 가격이 17만8082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 사진=전경련 제공

또한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결과에서도 의무휴업 제도의 정책적 효과를 미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인한 전통시장 방문 증가 횟수는 연간 평균 0.92회에 불과했다. 전통시장 방문이 한 번도 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64.3%에 달했다. 의무휴업일에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38.0%)을 찾거나 휴무일을 피해 다른 날 대형마트(24.0%)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 전통시장의 매출액이 정상 영업일과 비교해 10.4% 늘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의무휴일제의 실효성을 두고 대형마트 측과 전통상인 측은 갈등 양상은 꾸준히 이어왔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존권 강조하며 규제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 하는 부분 역시 상당하다.

맞벌이 부부는 야간이나 주말이 아니면 장을 보기 어렵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면서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란이 지속된다면 법은 개정되어야 마땅하다. 강제적으로 휴무를 하는 방안보다는 전통시장 환경 개선 등이 더 시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