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이 러시아발 유럽행 에너지 공급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글로벌 에너지 업계와 미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현재 천연가스 사용량의 3분의 1을 러시아 공급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자국 이익대로 EU로 가스 공급을 줄이게 되면 유럽에 에너지 공급난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돼 왔다.

다른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등 충돌이 빚어져 유럽에 에너지 대란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유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 역시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를 주도한 인물로 호흐슈타인 보좌관을 지목했다.

호흐슈타인 보좌관은 유럽에 에너지 대란이 닥친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천연가스를 사실상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만일의 사태를 놓고 논의한 것이고,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와 함께 진행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EU 집행위원회뿐 아니라 에너지 기업들과도 이런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확히 말하면 미국이 이들 기업에 우려되는 사안을 전하고, 여러 만일의 사태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생산과 관련해서 특별한 요구가 없었다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 정부가 에너지 기업에 접촉했는지 논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주는 상황을 대비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일의 잠재적 파급력을 가늠해 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일은 적절한 행정이며 표준적 관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접촉한 에너지 기업이 어떤 곳인지 불분명하다.

이에 대한 질의에 로열더치셸·코노코필립스·엑손은 답변을 거부했고, 카타르 에너지, 에퀴노르, 토탈 등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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