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대출금리도 순차적으로 인상될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이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지난달(0.75%→1.0%)에 이어 이달(1.0%→1.25%)에도 인상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2월 수준으로 복귀했다. 조만간 여신(대출)금리도 순차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대출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 은행 영업 창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 예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대표 상품인 ‘안녕, 반가워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4.4%로, 자영업자의 목돈마련을 돕는 상품인 ‘신한 가맹점 스윙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3.0%로 금리가 인상된다.

또한 1년 만기 ‘신한 마이홈 적금’ 금리는 0.4%포인트 인상돼 최고 2.6%로 변경되며, 시니어 고객 대상 5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 예금 금리는 0.3%포인트 인상된 연 2.15%의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고객들을 위해 예‧적금 금리도 빠르게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18개 정기예금과 20개 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한다. 이에 따라 ‘슈퍼(Super)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1.45%에서 1.70%로, ‘원(WON) 적금’은 최고 연 2.50%에서 2.60%,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2.05%에서 2.35%로 인상된다. 이들 은행 외 다른 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인상할 계획으로 인상 시점과 폭 등을 논의하고 있다.

대출금리도 순차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와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조만간 주택담보대출금리와 신용대출금리는 각각 연 6%, 연 5%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75~5.51%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3.39~4.73%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이자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올해 최대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4일 연 1.25%로 인상된 현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상황에 견줘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밝혀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예고했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6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이번에 오른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고려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금리인상 전인 57조7000억원에서 67조3000억원으로 9조6000억원 증가한다. 이 경우 차주 1명당 이자부담액은 289만6000원에서 337만9000원으로 48만300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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