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서거에 대해 "애통함을 금치 못하며, 리셴룽(李顯龍) 총리를 비롯한 유가족과 싱가포르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발표한 애도성명에서 "고인은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서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면서 탁월한 리더십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금융·물류 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 2006년 5월 20일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이날 '리 전 총리 서거에 즈음한 성명'을 내고 "고인은 수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의 친구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재임 기간과 퇴임 후까지 총 6차례 한국을 방문해 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을 모두 만난 바 있다.

리 전 총리가 우리나라를 처음 찾은 것은 1979년 10월19일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이 암살되기 1주일 전이었다. 당시 리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과 만났고 박 대통령은 작고한 모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통역도 맡았다.

이와 관련해 리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그(박 전 대통령)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우리의 대화는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센룽 총리와도 취임 후 3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부녀 대통령'과 '부자 총리' 간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도 조전을 통해 리콴유의 서거에 애도를 표명했다.

시 주석은 조전에서 "중국 정부, 인민 및 개인 명의로 리콴유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하고, 그 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문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일본 아베 총리 역시 리 전 총리가 별세한 것에 관해 "정부와 국민 및 개인의 명의로 유족,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에게 조의를 표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총리는 "리 전 총리는 뛰어난 리더십과 통찰력을 소유한 아시아의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오늘날 싱가포르의 경제 성장과 번영의 기초를 만들었을뿐만 아니아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전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