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왕세제와 회담 무산 이후 정상통화
“나의 손 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에 아쉬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오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약 25분동안 정상통화를 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무함마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으나, UAE 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취소됐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회담 무산과 관련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나의 손 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긴박하과 불행한 소식을 들었다.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오늘 드론 공격은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한국과 UAE의 특별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천궁-II 계약과 엑스포를 비롯해 국방·방산 분야 협력과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해 대화했다.

   
▲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두바이 한 호텔에 마련된 숙소 회의실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통화하고 있다. 2022.1.17./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천궁-II 사업 계약과 우리기업의 해저송전망 구축 사업 참여에 왕세제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건설·인프라뿐 아니라 국방·방산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기를 희망하며, 차세대 전투기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천궁-II가 UAE의 방어력을 높일 것이며, 한국과 UAE가 맺은 방산과 국방 분야 MOU는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성사됐다. 강화된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두바이 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축하하며, 2030 부산 엑스포를 위해 UAE의 성공 경험을 공유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이 두바이 엑스포에 직접 참석해서 존재감을 보여줘 감사하며 큰 힘이 되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사막의 기적을 일궈낸 UAE가 중동지역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또한 “나의 재임 중 양국은 서로 합의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협력 성과를 기반으로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과 대화하면 진심이 느껴진다면서, 개인적인 관계도 지속해 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배우자와 가족들에게도 안부를 전한다는 인사를 나누고, 이번에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며 대화를 마쳤다. 

한편, UAE 국영 WAM 통신에 따르면 UAE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석유 시설이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예멘 반군은 화재 발생 직후 UAE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아부다비 국제공항에서 100여㎞ 떨어진 두바이에 머무르고 있었고, 정상회담 이외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