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연 4.23~9.80%, 케뱅 연 3.79~11.34%, 토뱅 연 3.42~15.00%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최고 10%에 육박해 대형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조달하는 금융채·은행채의 금리가 상승했고, 덩달아 가산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더불어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고신용자 대출을 줄이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강화하면서 자연스레 평균 대출금리가 상향조정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 사진=각사 제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최고 10% 수준에 육박했다. 카카오뱅크가 9.79%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는 5.71%, 토스뱅크는 지난해 11월 기준 5.07%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현재 각 인터넷은행이 공시한 신용대출 금리는 카뱅 연 4.23~9.80%(기준금리 금융채 3개월 연 1.538%, 가산금리 연 2.690~8.262%), 케뱅 연 3.79~11.34%(기준금리 KORIBOR 연 1.43%, 가산금리 연 2.36~9.91%), 토뱅 연 3.42~15.00%(기준금리 금융채 3개월~12개월 연 1.53~1.84%, 가산금리 연 1.89~13.16%) 등이다.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지난해 11월 3.50%, 12월 3.78%를 기록한 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일부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은 거래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최저 3%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금리 급등은 기준금리 인상이 일차적 요인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금리를 0.5%에서 0.75%로, 뒤이어 11월에 0.75%에서 1.0%로 각각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이들 은행이 조달하는 금융채·은행채 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규 대출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세인데, 특히 가계 신용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신규 대출금리 상승은 금리상승 상황에 대출규제가 영향을 준 결과이기 때문에 한동안 반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가산금리 확대도 격차를 벌어지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은행 간 기준금리 차이가 큰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대출금리 차이는 가산금리 차이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이 금리상승기에 대출규제에 의한 신용축소가 맞물리면서 가산금리 상승 폭이 확대됐고, 자연스레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터넷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당부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대출 평균금리가 상승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3사는 올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로 카뱅 25% 케뱅 25% 토뱅 42%를 내걸었다. 지난해 3사는 목표치로 카뱅 20.8% 케뱅 21.5% 토뱅 34.9%를 내걸었지만, 당국의 대출 총량규제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또 3사는 그동안 포용금융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시달려 왔다. 

이로 인해 고신용자 대출 마케팅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위한 각종 프로모션 혜택 등은 메인에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카뱅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대출 상품소개를 '중신용대출'로 개편해놨다. 카뱅은 지난해 10월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중단한 한편,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사잇돌대출 △햇살론15 등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배경으로 인터넷은행의 여신경쟁력은 시중은행보다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금리인상이 기존 차주들의 이탈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차주가 금리인상기에 타행으로 대환(대출 갈아타기)을 일으키면 금리나 한도 등에서 기존 조건보다 불리해지기 때문.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신용대출을 일으켰던 기존 차주들로선 만기연장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또 인터넷은행들이 혁신서비스와 파격적인 금융혜택 등으로 고객을 유치한 만큼, 이른바 '집토끼'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전반적인 은행권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이다"고 평가하면서 "인터넷은행들로선 조달금리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 기존 고객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가산금리를 크게 올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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