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터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가 몰도바와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몰도바전은 전훈 참가 K리거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오징어게임'과 마찬가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몰도바와 평가전을 치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8차전 레바논(27일), 시리아전(2월 1일)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으로, 몰도바전을 통해 최종예선에 나설 최종 엔트리가 가려진다.

10명 정도의 K리거가 몰도바전 후 탈락이 예정돼 있다.

이번 터키 전훈은 27명의 선수들이 함께하고 있다. 25명은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고, 해외파는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와 코로나19 때문에 뒤늦게 합류한 권경원(감바 오사카) 둘 뿐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예선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할 해외파 6명의 명단을 지난 17일 발표했다. 황의조(보르도) 김민재(페네르바체) 황인범(루빈 카잔)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유럽파와 중동에서 활약 중인 정우영(알사드)이 선발됐다. 

다만, 부상에서 회복 중인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턴)의 합류는 보류됐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 둘의 상태를 끝까지 지켜보며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는 대표팀 합류가 어려워 보인다.

최종예선 엔트리는 23명이다. 해외파 6명이 합류할 경우 기존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10명은 빠져야 한다. 벤투 감독은 몰도바전을 치르고 나면 곧바로 최종예선에 데려갈 선수들을 추릴 예정이다.

지난 15일 벤투호는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치러 5-1로 화끈한 승리를 거뒀다. 6명까지 교체가 허용된 아이슬란드전에서 벤투 감독은 교체 카드를 모두 쓰며 총 17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기량을 점검했다.

아이슬란드전을 통해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들이 많다. A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데뷔전을 치르면서 1골 1도움 활약을 펼친 김진규(부산), 역시 첫 발탁돼 후반 교체 출전해 쌔기골을 넣으며 활력소가 된 막내 엄지성(광주)은 가능성을 엿보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경쟁력을 보이며 선제골을 넣은 조규성(김천), 패스와 킥의 수준을 과시하며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골맛을 본 백승호(전북)도 주목 받았다.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곧바로 멋진 골로 만회한 권창훈(김천)의 활약도 빛났다.

벤투 감독은 이번 몰도바전에는 아이슬란드전에서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 몰도바전에서는 또 어떤 K리거들이 깜짝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것인지 기대가 모아진다.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을수록 벤투 감독의 옥석가리기 고민은 커질 것이다. 물론 그런 고민은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한국 축구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한편, 벤투호는 21일 몰도바전을 치르고 나면 22일 이스탄불로 이동해 훈련을 이어간다. 엔트리에서 빠지는 선수들은 귀국길에 오르고, 해외파 6명은 24일 합류한다. 완전체가 된 벤투호는 25일 최종예선 7차전이 열리는 레바논으로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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