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청약, 국내 증시 자금 흡수…수급 공백 상당
공모주 청약 막 내리면서 수급 부담도 정점 지났다는 평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쓴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이 막을 내리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이 줄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쓴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이 막을 내리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이 줄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좀처럼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던 국내 증시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 열기에 따른 수급 부담까지 시달리며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상황을 감안해도 국내 시장의 약세는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5거래일 연속으로 총 4.3% 하락했다. 최근 5거래일간 미국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2%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큰 하락폭을 기록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초대형 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증시 자금을 블랙홀처럼 흡수해 버리는 등 국내 특수한 상황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발생한 증시의 수급 공백 충격은 상당했다. 연기금과 기관은 청약과 물량 확보 경쟁을 위해 새해 들어 지난 12일을 제외한 7거래일 연속 매도물량을 쏟아낸 바 있다. 기관 투자자는 이 기간 코스피에서만 4조461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역시 ‘블랙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증시 자금을 대거 끌어 모았다. 지난 18~19일 이틀동안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는 약 114조원이 넘는 자금이 쏠리며 IPO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새로 썼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이 막을 내리며 수급 부담도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대내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면서 대내 요인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둔 수급 흔들림과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 금리 상승 움직임을, 대외 요인으로는 연준의 긴축 경계감과 중국 경기 하강 우려를 꼽았다. 

노 연구원은 이어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수급 흔들림 성격은 △청약 대기성격 개인투자자 매도세 △상장 후 매수 대기자금 성격 기관 매도세 △패시브펀드(인덱스 펀드·상장지수펀드) 대기수요 등 세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면서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은 최근 순매수로 전환한 데다 주식 매수 대기 성격의 예탁금 급증을 고려하면 기존 주식을 순매도하기 보다는 여유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단기 수급 측면에서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면서도 “실제 패시브의 매수 수요가 지수 변동성을 크게 키울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고 매입 시점도 분리된다는 점에서 지수 방향성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 연구원은 “코스피 수익률이 지난 2016년 이후 대규모 IPO 전후로 영향을 받았지만 상장 후 회복세를 이어간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 관련 변동 요인은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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