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벤투호가 또 골 잔치를 벌이며 유럽팀 상대 평가전을 호쾌한 2연승으로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밤(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몰도바와 친선경기를 4-0 완승으로 장식했다.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5-1로 이긴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4골 차 대승을 거두고 기분좋게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7·8차전(27일 레바논, 2월1일 시리아전)을 맞게 됐다. 

전반 김진규(부산)와 백승호(전북), 후반 권창훈(김천)과 조영욱(서울)이 골 퍼레이드를 벌였다. 김진규, 백승호, 권창훈은 아이슬란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맛을 봤고, 조영욱은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 권창훈이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해준 김건희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3위로 몰도바(181위)보다 훨씬 높다. 그래도 이번 평가전 2연전에서 벤투호는 유럽파가 모두 빠진 가운데 거의 국내파 K리거들로만 경기를 치러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지만 유럽팀 몰도바를 압도했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 김건희를 투톱으로 세우고 송민규, 김진규, 권창훈을 2선에 포진시켰다. 백승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포백은 김진수, 김영권, 박지수, 이용으로 꾸렸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경기 시작 후 5분여 만에 백승호가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몰도바 골문을 위협했다.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20분 선제골을 넣었다. 이용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권창훈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왼발을 잘 쓰는 권창훈이 우측에서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쳐낸 것이 반대편 포스트로 침투한 김진규 쪽으로 향했다. 김진규는 지체없이 슛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3분 한국이 추가골을 넣었다. 김영권이 페널치 박스 앞 약간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수비벽 옆을 지나쳐 살짝 휘며 골대 왼쪽 구석에 꽂히는 절묘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2-0으로 앞선 채 후반을 맞자 다시 한국의 공세가 시작됐다. 후반 시작 직후 조규성이 낮게 문전으로 깔아찬 크로스를 송민규가 방향으 슬쩍 바꾸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지만 볼이 옆으로 빗나갔다.

후반 3분 한국이 세 번째 골로 달아났는데, 권창훈과 동료들의 완벽한 호흡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권창훈이 조규성, 김건희와 잇따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문 앞으로 파고들었다. 김건희의 패스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잡자 권창훈이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선수들의 정교한 패스워크에 몰도바 수비진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3-0으로 벌어지자 벤투 감독은 후반 15분 4명을 한꺼번에 교체해 벤치에 대기하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조규성, 권창훈, 김진수, 이용이 빠지고 조영욱, 이동준, 홍철, 김태환이 투입됐다. 후반 25분에는 김영권, 백승호 대신 권경원, 고승범을 넣었다.

많은 선수 교체로 한국의 조직력이 잠시 흐트러지긴 했지만 이내 호흡을 맞추며 공세를 이어갔다. 홍철과 고승범의 프리킥 슛 등으로 추가골을 노렸으나 빗나갔다.

   
▲ 한국의 4번째 골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조영욱. /사진=대한축구협회


후반 45분이 지나고 주어진 추가시간 3분도 거의 끝나갈 무렵, 한국의 마무리골이 나왔다. 조영욱이 스피드로 단독 찬스를 잡아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피하며 슛을 했다. 이 볼은 좌측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조영욱이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며 파울이 선언돼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조영욱이 직접 키커로 나서 정확하게 구석을 찌르는 슛으로 데뷔골을 작렬시키며 기분좋게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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