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와 교육재정의 개혁' 토론회..."교육교부금 제도 개선 필요"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학생 1인당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이 비합리적으로 지속 증가하는 현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적했다.

김학수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선임연구위원)은 26일 KDI가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한 '인구구조 변화와 교육재정의 개혁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 부장은 "내국세와 연동되는 현 교부금 산정 방식은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 분야 내의 재원 배분 및 여타 지출 분야와의 합리적 조정에도 적절하지 않다"며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교부금은 국가가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지방에 지원하는 것으로 시·도교육청 재원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관련 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육아교육지원특별회계 전출 제외)로 재원을 마련한다.

나라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교육교부금이 자동 늘어나는 구조인데, 학령인구(만 6∼17세)는 줄어드는 추세여서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교육부는 학교·학급·교원 수가 늘고 있고 교육 투자 소요도 많아 교부금을 줄이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 한국개발연구원(KDI) 건물/사진=KDI 제공


김 부장은 "현 방식으로는 학생 1인당 평균 교육교부금이 2020년 1000만원에서 2060년에는 약 5.5배인 5440만원으로 비합리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교육교부금 규모는 지난 2020년 54조 4000억원에서 2060년 164조 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인데, 같은 기간 6∼17세 학령인구는 546만명에서 302만명으로 44.7%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인구 고령화로 중앙정부와 일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력이 약화되는 반면, 교육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력은 개선되고 있다"며 "현행 교부금 제도 지속 시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또 "교부금 사용이 초·중등 교육재정으로 제한돼, 과대 투자되는 경향이 있다"며 "초중등 교육비 지출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고등교육 지출은 하위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유치원부터 평생·직업교육까지 생애주기별로 모든 국민에게 종합적 교육 서비스를 고르게 제공하는 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교육부 등 교육계의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내국세 연동방식이 필요하다는 교육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학급당·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013년 대비 2021년 감소한 것은 학령인구의 자연 감소에 기인하고, 학급과 교원 수를 더 늘리지 않아도 2030년까지 주요 20개국(G20) 상위권보다 개선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한국판 뉴딜'의 일부로 시작된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은 효과성 검증 없이 추진되는 교실 재건축 사업으로, 미래 교육의 질적 제고에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범 사업에 대한 고민도 없는 부실한 사업계획"이라고 꼬집었다.

1인당 평균 교육교부금이 2012년 540만원에서 2020년 1000만원으로 연평균 8.1%(경상) 늘었는데도,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교육재정 확대의 성과가 미흡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년도 교부금 총액을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반영해 늘리되, 전년도 학령인구 비중 대비 해당연도 학령인구 비중의 비율로 총량 증가를 조정하는 산정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홍장표 KDI 원장은 개회사에서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교육단계별로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혜안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인구 팽창기에 도입된 정책과 제도들을 검토하고, 더 바람직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가도록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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