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영 수준 고려할 때 시장 영향 제한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첫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오는 3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임을 시사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간)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FOMC 회의를 마친 뒤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3월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일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 된다면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만에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셈이다. 

연준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이른바 ‘제로 금리’를 유지하며 0~0.25% 사이로 기준 금리를 낮추고 매달 수십억 달러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왔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경우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1월부터 기존의 2배인 3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즉 2월까지는 300억달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곧 3월에는 채권 매입을 종료해 테이퍼링을 끝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테이퍼링 종료와 동시에 연준이 첫 기준 금리 인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여겨지고 있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은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원칙은 처음 공개됐다.

연준은 “경제와 금융의 상황을 고려해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세부사항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금리를 인상한 이후에 추진할 것이며 이는 예측 가능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OMC 회의 종료 직후 미국 뉴욕 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해 나갔다. 연준의 발표가 시장의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선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지금 경제가 2015년 말부터 2018년까지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했을 때보다 훨씬 더 건강하다”면서 올해 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 금리를 올릴 여지가 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대차대조표 축소는 종전보다 더 일찍 더 빠른 속도로 시행될 것이나 연준의 주요 정책수단은 정책금리”라고 덧붙였다.

파월의 발언 직후 뉴욕 증시는 급격히 폭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0.38% 내린 3만4168.0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15% 떨어진 4349.93에,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다 장 마감 직전에 반등해 0.02% 오른 1만3542.12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안팎에서는 FOMC의 결과로 인한 국내 증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충분히 선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1월 FOMC가 증시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악재의 선반영 수준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단기 급락(언더슈팅) 영역에 들어가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간밤 국제금융시장은 이번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전반적으로 제한된 변동성을 보였다”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