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5차례 도발 이후 월 6차례 최다 기록
다른 종류 미사일 섞어서 초반부터 몰아치기 행태
전략무기 개발 계획 최대 기념일 등 ‘정치 시간표’
美 안보리 소집·주한 대사 내정 맞춰 ‘강대강’ 조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7일 새해 첫달인 1월 6번째 발사체를 발사하며 2018년 비핵화 협상에 나선 이후 월 단위 최다 발사를 기록했다. 

특히 한미의 중단 요구를 무시하고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섞어서 몰아치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체제를 결속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27일) 오전 8시와 8시5분쯤 북한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190㎞, 고도는 약 20㎞로 탐지했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틀 전인 25일 순항미사일 2발 발사에 이은 것으로 새해 들어 6번째 미사일 시험발사이다. 이는 2018년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협상에 나선 이후 한달 단위 기준으로 가장 많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북한이 가장 많은 미사일을 쏜 시기는 2019년 8월로 당시 5차례를 기록했다.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라는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19일 당 중앙위 정치국회의를 소집하고 “그동안 중지했던 모든 활동 재가동 문제를 신속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전했다.

북한은 앞서 이달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각각 시험발사했다. 이어 1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 17일 ‘북한판 애이태킴스’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KN-24 2발을 발사했다. 

최근 북한의 발사체 시험발사는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 때 결정된 전략무기 개발 일정을 포함해 북한 내부 ‘정치 시간표’에 따른 것은 물론 미국의 행보에 맞대응하는 등 다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2.1.12./사진=연합뉴스

우선 북한이 성능 개량이 필요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25일 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거나 실패했기 때문에 체면을 살리기 위해 아직 시험발사하지 않았거나 성능 개량이 필요한 탄도미사일을 오늘 시험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2월 16일 김정일의 80회 생일에 매우 성대하게 축제 분위기에서 열병식을 진행하기 위해 미사일 개발 분야에서 추가적인 성과를 바라는 것 같다”며 “북한이 오늘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오는 2월과 4월 각각 ‘김정일 생일’ 80주년과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 최대 명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대한 체제결속을 노리고 무력시위까지 몰아치기하고 이 계기에 대외적으로 존재감도 드러내려고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대내적으로 동계훈련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국방력 강화 외에도 체제결속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대외적으로는 존재감 과시와 대남·대미 압박 의도도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북한이 1월 중 1차례 추가 발사, 2월에 휴전 결의 감안 담화전과 김정일 생일 열병식 집중, 3월엔 남한 대선에 따라 관망하는 기간을 거쳤다가 4월 한미군사훈련과 김일성 생일을 기해 한반도 긴장고조의 분수령이 예상된다”며 “이후 5월 남한의 새로운 정부 출범을 계기로 평화공세로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외신 보도를 인용하며 한국과 미국, 중국의 시선을 끌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의 ‘북한 미사일 발사의 함의’ 기사를 언급하며 “중국은 올림픽에 집중하고, 한국은 대통령선거 정국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상황 등에 집중하는 시점에 자신의 존재감과 의도를 나타내기 위해서 발사하는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며 “외신 분석을 보면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길이 있을 것이다. 오늘 NSC가 발표한 입장이 우리정부의 대응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의 북한 미사일에 대한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등 미국 행보에 반발해 ‘강대강’ 조치 차원의 무려시위도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북한은 11일 안보리가 북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하는 시간에 맞춰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발사 전날에는 주한 미국대사에 ‘대북제재 조정관’ 출신인 필립 골드버그 대사가 내정된 사실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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