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힘든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를 챙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밤(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사이다의 무니시팔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7차전에서 레바논을 1-0으로 꺾었다. 황의조의 도움을 받아 조규성이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려 거둔 승리다.

   
▲ 레바논에 1-0 승리를 거둔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한국은 무패 행진(5승2무)으로 승점 17점이 돼 일단 이란(승점 16점)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이어 열리는 경기서 이란이 이라크를 누르면 다시 1위 자리는 내주지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진출에는 바짝 다가섰다. 만약 28일 0시부터 열리는 UAE-시리아전에서 3위 UAE(승점 6점)가 비기거나 패하면 한국은 카타르행을 조기 확정할 수도 있다.

패한 레바논은 승점 5점에 머물러 조 3위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낮아졌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해 벤투 감독은 선수 기용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의 짝으로 조규성을 내세워 투톱을 운영했다. 중원은 이재성-정우영-황인범-권창훈이 지켰고 포백은 김진수-김민재-김영권-이용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김승규.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강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황의조의 패스를 받은 이재성의 슛, 황의조의 헤더슛, 황의조의 패스에 이은 권창훈의 슛 등이 이어졌으나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문을 벗어났다.

레바논은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라인을 끌어내리고 있다가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한국은 전반 38분 레바논에게 프리킥을 허용했는데, 멜키의 헤더가 골대를 맞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이 전반 추가시간 기이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황의조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레바논 수비 사이로 뚫고 들어가 이 볼을 차 넣었다. 벤투호의 '뉴 투톱'이 합작해낸 완벽한 골이었다. 

   
▲ 조규셩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후반도 비슷한 경기 양상이었다. 공격의 주도권은 한국이 잡았고, 레바논은 움츠리고 있다가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 진영을 누비고 다녔고, 이재성 권창훈 황인범은 찬스를 만들기 위해 패스와 돌파로 기회를 엿봤다.

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곳곳이 패여 울퉁불퉁 열악한 그라운드 때문에 패스가 부정확하거나, 슛 타임에서 자세가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후반 24분에는 레바논의 역습에 당해 멜키의 위협적인 슛이 또 골대를 때려 가슴을 쓸어내렸다. 1분 뒤에는 한국이 찬스를 엮어 이용의 측면 크로스가 이재성의 헤더로 정확히 연결됐으나 골문을 살짝 비껴가 아쉽게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레바논은 선수 교체를 해가며 추격을 노렸고, 벤투 감독은 선발 멤버들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다고 보고 교체 카드를 뽑지 않았다. 

권창훈의 슛이 옆그물을 때리고 황의조가 문전에서 넘어지며 슛한 볼이 골키퍼 쪽으로 향하는 등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한 골 차로 불안했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한국 선수들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수 교체가 한 명도 없어 선발 출전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리드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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