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꿈 상징하는 거대 인공호수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세종호수공원(世宗湖水公園)은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인공호수공원이다.

총면적은 약 705,768이고, 호수면적은 322,800, 댐을 제외하면 국내 최대다. 담수 양은 508000톤이며, 평균수심은 1.5m. 세종시 중심행정타운 남쪽에 위치하며, 금강(錦江) 강물을 끌어와 인공호수를 만들어 공원으로 조성했다.

201010월에 착공, 20133월 완공됐으며, 그해 5월에 개방됐다.

교목은 소나무 등 8500여 그루, 관목은 영산홍 등 17만여 그루, 지피식물(地被植物) 즉 잡초는 갈대 등 76만 여 그루가 식재됐다. 물은 은어, 쉬리가 살 수 있는 2급수로, 매일 22000톤의 물을 정화해 순환시키고 있다.

호수를 둘러싸고, 8.8km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4.7km가 나 있다.

호안(湖岸)은 각각 동··남해안을 상징하는 수직적 해안, 완만한 해안, 리아스식 해안을 형상화해 계획됐다.

공원 내에는 다양한 테마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광장분수가 있고 가족단위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호수 소풍 숲이 있다. 이곳에는 자작나무 등 다양한 수종들이 식재되어 있다.

바람의 언덕은 전망이 좋은 곳으로, 잔디 깔린 완만한 언덕이다. 호수전망대는 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호수공원과 그 옆 세종중앙공원(世宗中央公園)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호수 가운데 무대 섬은 다양한 축제행사와 야외음악회를 개최할 수 있는 문화행사 관람공간이다.

또 수생식물이 자라는 물꽃 섬’, 수질정화를 위한 식물들이 자라는 습지 섬’,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하는 연꽃 데크, 야생화가 자라는 야생초화원(野生草花園), 시민들의 축제공간인 축제 섬’, 팔각정 정자가 있는 수변전통정원이 있다.

테마산책로는 소나무길’, ‘벚나무길’, ‘은행나무길’, ‘이팝나무길’, ‘들풀 길’, ‘나들 숲’, ‘가을 단풍(丹楓) ’, ‘살구나무길등 다양한 주제별 산책길을 제공한다. 그리고 공원탐방을 위한 4가지의 추천코스를 제공하는데 커플코스’, ‘가족코스’, ‘그린코스’, ‘운동코스가 있다.

아울러 도심 속에서 해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약 150m 길이의 모래사장, 무대 섬과 호수 양쪽을 연결하는 세호교(世湖橋), 최대 50m까지 물을 뿜어낼 수 있는 고사분수가 설치됐다.

이동식 소형 섬인 5개의 플로팅아일랜드(유리 섬, 초지 섬, 조명 섬, 잔디 섬, 데크 섬)도 빼놓을 수 없다. 도보로 한 바퀴 도는 데 약 1시간 소요된다.

그동안 계속되던 추위가 풀려 포근한 일요일 오후, 세종호수공원을 걸어본다.

   
▲ 세종호수공원/사진=미디어펜

길쭉한 모양의 호수 남동쪽 끝 부분에서 호수공원으로 들어선다. 진입로 왼쪽에 숲이 울창한 언덕이 있다. ‘숲속 쉼터를 지나면, 수변전통공원(水邊傳統公園)이 나온다.

이 지역의 옛 지명인 장남평야를 사용해 명명된 전통정자 장남정(長南亭)을 중심으로, 호수공원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장남평야는 금강과 미호천이 합류하는 주변에 형성된 저습지성 해발고도 20~22m의 충적평야로, 행정중심복합도시(行政中心複合都市)가 건설되기 전에는 주로 논으로 활용됐었다.

2층 팔각정 장남정에 오르면, 호수공원 전체는 물론 건너편 전월산과 원수산도 지척이다.

정자에서 내려와 다리를 건너,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호수공원 안내판 2개가 나란히 있고, 그 옆에는 세종대왕이 설치한, 오늘날의 소방서 격인 관청 금화도감(禁火都監) 안내판도 있는데,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이다.

왼쪽에 가장 먼저 만나는 5개 주제섬의 하나인 물꽃 섬에는 꽃창포, 부채붓꽃, 수련, 연꽃 등 각종 수생식물(水生植物)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길 오른쪽은 조각공원이다.

전시된 작품들 중 세종의 꿈’(대표작가 임선빈)행복도시 세종을 모토로, 한글을 사랑하고 문화를 꽃피우고자 하는 세종시민들의 염원을 담았다. 낚시를 하는 어린이가 물고기를 낚아채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 세상을 낚다’(대표작가 박지만)가 인상적이다.

현대인(現代人)을 깡통인간처럼 형상화한 꿈을 보다’(대표작가 정국택)도 재미있다.

그 뒤쪽에 3층 높이의 전망대가 우뚝하다. 그 위에 오르면, 세종호수공원과 반대쪽 세종중앙공원은 물론, 그 건너 국립세종수목원(國立世宗樹木園)도 굽어볼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으로 2020년 개장한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최대 사계절온실, 한국 전통정원, 학습의 장인 청류지원, 분재원 등 다양한 테마로 2834172만본(교목 45958주 포함)의 식물 관람이 가능하다.

기후 및 식생대별 수목유전 자원의 보존 및 자원화를 위한 국가수목원 확충계획에 따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國立白頭大幹樹木園)에 이어 설립된 또 하나의 국립수목원이다.

호수 수면위로 이리저리 나 있는 데크 길을 걷는 것도 색다른 맛이 난다. 수생식물과 잉어 등 물고기, 새 등 동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야생초화원과 장미원(薔薇園)이 보이는데, 겨울철이라 황량한 느낌이다. 왼편 주제섬 호안에는 모래사장도 있다. 화장실 옆 자전거대여소는 오늘따라 문을 열지 않았다.

그 앞에서 왼쪽 길로 가면, 나무 우편함 3개가 나란히 있고, 그 앞엔 평화의 소녀상이 다소곳이 앉아있다. 일본군 위안부(慰安婦) 사진을 담은 석판을 배경으로 한 소녀상은 따뜻한 털모자와 목도리, 망토를 갖추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맞은편에는 세호교 다리가 호수를 가로지르고, 가운데 무대 섬 돔형 공연장이 손짓한다.

조금 가니, 오른쪽에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산책로가 보인다. ‘국민주권(國民主權) 100년의 여정이란다. ‘3·1 운동’,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촛불혁명에 이어 정부청사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사진 조형물들을 모아놓았다.

그 너머엔 송담만리전시관과 카페가 있고, 다음은 호수 소풍(逍風) 으로 이어진다. 자작나무, 은행나무, 이팝나무 등이 식재된 피크닉 숲이다.

왼쪽 앞에 바람의 언덕이 보인다.

이 곳은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촬영지이기도 하다. 황혼청춘(黃昏靑春)들의 유쾌한 인생찬가를 그린 드라마다.

그 옆에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이 분, 바로 고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다. 그 뒤를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사람 사는 세상이란 글이 붙었다.

여기는 노무현 공원이다. 노무현공원시민추진위원회와 세종시민들, ‘노무현 재단의 후원으로 20182월 개장했다. 노재석 작가의 자전거 타는 조형물은 국가균형발전(國歌均衡發展)을 이끌어가는 세종시를 의미하고, 사람 사는 세상 인물상은 16개 시도를 상징한다고

그 앞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어록(語錄) 16개도 모아놓았다.

호수 북서쪽 호안은 남해 리아스식 해안을 본떠, 굴곡이 매우 심하다. 그 곳 습지(濕地)섬은 애기부들, 창포, 어리연 등 다양한 수생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지금은 갈대가 무성하다.

오른쪽 도로 너머에서 전월산까지 사이에 국회의사당(國會議事堂)이 들어설 예정이다.

북동쪽으로 호숫가를 돌아간다.

오른쪽으로 다른 물줄기가 호수에 합류한다. 조금 더 가면, 화장실 옆에 수질정화시설이 보인다. 여기서 정화(淨化)된 맑은 물이 호수로 쏟아져 들어오는 물길이 있다. 여름철엔 어린 개구쟁이들의 물놀이장이다.

좀 더 가니, 다리 건너편에 청음지(淸音池)와 청음폭포(淸音瀑布)가 있다.

작은 호수 청음지에선 정화식물로 맑고 깨끗하게 거른 물을 청음폭포(높이 4m, 35m)를 통해 중앙호수로 공급하는데, 맑고 고운 소리가 들린다는 의미다. 다리 이름도 청음교.

청음교를 건너면, 호수 반대편 정부세종청사(政府世宗廳舍) 밑이다.

오른쪽 위는 대통령기록관이고, 그 너머에 국무총리실과 정부세종컨벤션센터가 이어진다. 그 중간 산책로는 이팝나무길이다. 계속 호숫가를 따라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왼쪽은 5개 주제 섬의 하나인 축제 섬이다. 각종 문화예술축제(文化藝術祝祭)를 개최하는 독립된 구조의 섬으로, 플로팅아일랜드와 함께 도시에서 즐기는 친수성이 강조된 공간이다. 돛대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여럿 서 있다.

이윽고 세호교와 연결된 중앙광장(中央廣場)이 나온다.

   
▲ '세호교'와 전월산(좌), 무대섬(우)/미디어펜

광장 한 가운데 소나무 몇 그루 밑에는, 조그만 꽃동산이 있다. 그리고 앙증맞은 개구리 모형들이 모여 있다.

이 개구리들은 이곳 전월산 밑 장남평야에서, 2011년 멸종위기동(滅種危機種) 2급인 금개구리의 집단서식지가 발견된 것을 말해준다. 금개구리는 등 옆선을 이루는 두 줄기 융기가 황금색으로 돌출돼 있는, 한국고유종 개구리다.

세중중앙공원 남쪽 약 30만평의 생태습지공원(生態濕地公園)에서, 이 개구리들이 모여 산다.

다시 수변 길을 따라 걷는다. 이 쪽에서 본 세호교 위로 전월산(轉月山)이 붕긋하다. 길 아래 수면에는 데크 길이 이어지고, 오른쪽 위 어린이공원에는 큰 그네가 걸려있어, 어린이가 하늘 높이 솟구친다. 그 옆 작은 사각정자가 정겹다.

저 앞에, 처음 들렀던 수변전통공원 팔각정(八角亭)이 우뚝하다.

전통공원 밑에서 도로로 올라왔다. 이 길은 주말에는 차량통행이 금지된다.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수동 및 전동삼륜차와 사륜차들의 차지다. 다만, 전동(電動) 탈 것들이 호수 변으로 내려가는 것은 안 된다. 이 모빌리티들의 대여 및 판매·수리점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왼쪽 앞에는 책을 펴놓은 형상의 국립세종도서관(國立世宗圖書館) 건물이 있다.

오른쪽엔 세종호수공원대형 현판이 기다린다. 길 한쪽에는 스마트폰 급속충전이 가능한 벤치들이 몇 개 있다. 저 아래 중앙광장이 굽어보인다. 이 길에서도 호수공원이 잘 조망된다.

대통령기록관(大統領紀錄館) 앞을 지난다. 아직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운 석비가 있다. ‘차 없는 거리의 끝에서, 호수공원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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