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 속 美 필립 골드버그 대사 내정
‘섞어서 몰아치기’ 새해 첫달 월 단위 기준 최다발사 기록
바이든, 南차기정부 대비 대북제재 전문가로 ‘대북 메시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새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6번째 무력시위를 이어가자 미국은 단독 대북제재 조치를 단행한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제재 대상을 추가하려고 시도했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제재 추진은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제동이 걸렸으나 1년 넘게 공석이던 주한 미국대사를 필립 골드버그 주 콜롬비아 대사로 내정하면서 대북 압박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강성 외교관’으로 알려진 골드버그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 국무부 대북 유엔 제재 이행 조정관을 지낸 인물이다. 안보리 대북제재 1874호를 근거로 중국을 몰아세워 북한으로 밀반입되던 전략물자를 틀어막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북한이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골드버그 대사를 임명한 것은 북한의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에 대비한 경고인 셈이다.

   
▲ 중국을 방문 중인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북제재 조정관이 20일 허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 중국 관리들과 회동한 뒤 베이징 웨스틴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2009.10.20./사진=연합뉴스

북한은 6번째 미사일을 발사하고 “국방과학원 산하 미사일전투부연구소가 앞으로도 계속 각이한 전투적 기능과 사명을 수행하는 위력한 전투부들을 개발할 것”이라며 “무기체계들의 성공적인 시험발사 결과는 당중앙위원회에 보고됐으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그동안 새해 1월에만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각각 시험발사했고, 1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 17일 ‘북한판 애이태킴스’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KN-24 2발을 발사했다. 25일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과 27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개량형을 발사했다.

이는 2018년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협상에 나선 이후 월 단위 기준으로 최다 발사를 기록한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북한이 가장 많은 미사일을 쏜 시기는 2019년 8월로 당시 5차례를 기록했다. 한국과 미국의 중단 요구를 무시하면서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섞어서 몰아치기 행태를 보이는 북한의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제 결속과 존재감 과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대내적으로 동계훈련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국방력 강화 외에도 체제 결속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대외적으로는 존재감 과시와 대남·대미 압박 의도도 있어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북한이 1월 중 한 차례 추가 발사하고, 2월 ‘김정일 생일’ 80주년을 맞아 열병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월엔 남한 대선이 있는 만큼 관망하는 시간을 가졌다가 4월 한미군사훈련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맞아 긴장을 최고조로 올릴 수 있다. 이후 5월 남한의 새로운 정부 출범을 계기로 평화공세로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전날 평양 순안공항 일대에서 발사한 2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전술유도탄의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2022.1.18./사진=뉴스1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골드버그 대사는 미 국무부가 베테랑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 직급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 직함을 갖고 있다. 북한 문제를 담당해본 만큼 기대도 있지만 직설적이고 고집 있는 성격으로 알려져 특히 대북 메시지 측면에서 우려도 나온다. 필리핀과 볼리비아 대사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콜롬비아 주재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이 이달 주한 대사 지명 절차를 시작하면서 골드버그 대사는 최종 임명되더라도 차기 정부와 호흡을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미국대사로 임명되려면 아그레망과 백악관의 공식 발표를 거쳐 미 상원의 인준 절차까지 통과해야 한다. 여기까지 통상 2~3개월이 걸리고, 속도를 낸다면 5월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식 사절단에 골드버그 대사가 함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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