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코인 2011년 이후 가장 강한 동조화…"'디지털 금' 맞나" 의문 제기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비트코인과 여타 알트코인들이 미국 증시 급락과 함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을 ‘디지털 금’으로 간주하고 주식 하락 시 헷징 수단으로 바라보던 투자자들 역시 가상자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일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460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전달 31일 오후 6시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기준으로 1비트코인은 4600만원에 거래 중이다. 24시간 전보다 약 2%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 가격 역시 개당 313만원 안팎으로 전일 대비 약 2.5% 하락한 가격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크게 하락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선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거나, 적어도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장중 한때 비트코인은 4087만1000원(업비트 기준)까지 떨어져 작년 7월 26일 이후 6개월 만에 최저가를 나타냈다. 일련의 상황은 가상자산을 ‘디지털 금’이나, 적어도 주식의 헷징 수단으로 생각했던 투자자들의 기대와 어긋나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의 가상자산 움직임은 주식이 내릴 때 함께 내리고, 주식이 올라야 함께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 지수와 가상자산의 상관성은 지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물 금‧은 가격이 주식 움직임과 반대로 상승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다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를 보면,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 골드 셰어스'(GLD)에 순유입된 자금이 지난 1월 21일 16억달러(약 1조9168억원)까지 치솟으며 일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우려, 미국 증시 약세 등의 재료를 오히려 가격상승 모멘텀으로 삼으며 여전히 전통적인 헷징 수단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은 계속 해서 미 증시와 흐름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들의 움직임은 1비트코인이 얼마라는 식의 가격 문제라기보다는 가상자산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는 계기"라고 지적하면서 "향후 가상자산 가격이 재상승하더라도 그것이 주식 반등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가상자산의 의미에 대한 시장의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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