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데이트폭력' 범행에서 가해자 개인의 성격보다는 학습된 폭력에 대한 태도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경찰에 따르면 한민경 경찰대 치안대학원 범죄학과 교수와 홍세은 경찰대 치안대학원 박사과정생은 형사정책연구 겨울호에 발표한 '성격 및 폭력 태도 특성에 따른 남성의 유형화와 데이트폭력 차이 분석'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인구비례 할당추출법을 활용해 이성 교제 경험이 있는 19∼59세 미혼 남성 2000명을 추려 이들의 성격적 특성과 폭력에 대한 태도, 데이트폭력 경험 등을 모아 잠재 프로파일 분석을 진행했다.

조사 대상 남성들은 자아존중감을 비롯한 성격요인, 폭력허용도와 같은 폭력태도 등에 대한 분석을 거쳐 관계안정형·폭력억제형·폭력관용형·폭력지향형의 4개 유형으로 분류됐다.

그 결과 가장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폭력지향형'은 조사 대상자의 8.8%(175명)로 집계됐다.

이들은 자아존중감이 매우 낮고 경계선 성격 특성 등 성격적 불안요소가 컸으며, 연인관계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보였다.

실제 연인의 옷차림을 제한하거나 통화를 막는 '행동통제'부터 정서폭력, 신체폭력, 원치 않는 성접촉 등을 비롯한 각종 폭력 역시 이들 폭력지향형 남성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경찰청. /사진=연합뉴스


'폭력관용형'은 조사 대상자의 10.2%(204명)를 차지했다. 이들 역시 폭력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이고 폭력허용도가 높으며, 연인관계에서도 폭력 사용을 꺼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억제형'은 조사 대상자의 48.1%(962명)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폭력관용형 남성과 비슷한 성격적 결함이 있었지만, 폭력을 긍정적인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폭력에 반대해 대응하려 하고 억제하는 태도를 보여 데이트폭력 가해 위험성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가능성이 가장 작은 '관계안정형'은 조사 대상자의 33.0%(659명)로 집계됐다. 높은 자아존중감과 낮은 경계선 성격 등 성격적 결함이 적고, 폭력을 문제해결 수단으로 쓰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낮은 자아존중감 등의 성격 특성을 가질수록, 폭력에 대해 허용적인 남성일수록 데이트폭력 가해 행동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도 비슷한 성격적 결함을 가진 '폭력억제형'과 '폭력관용형' 남성이 데이트폭력 성향에서 차이를 보이는 데에 주목했다.

이들은 "폭력억제형 남성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격적 특성을 보유했음에도, 폭력 허용도가 낮기 때문에 부정적인 성격이 데이트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잠재프로파일링이라는 연구 기법이 낯설 수도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80% 넘는 남성은 연인과의 갈등 상황을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며 "논문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개인 성격 차이보다는 학습된 폭력에 대한 태도가 실제 데이트폭력 범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폭력을 학습하는 태도에 따라 폭력에 우호적이고 데이트폭력을 저지를 우려가 높은 사람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며 "사회화 과정에서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시켜 폭력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형성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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