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것이 터졌다.”

JTBC가 ‘이영돈PD가 간다’와 ‘에브리바디’ 등 이영돈PD가 연출과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들의 방영을 일시 중단한데 따른 반응이다.

26일 JT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영돈PD의 식음료 광고 출연과 관련해 이영돈 PD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의 방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 사진=JTBC '이영돈PD가 간다' 캡처

‘그릭요거트 논란’ 덕분에 요거트 모델? 설마...

이영돈PD는 2주 전부터 ‘이영돈PD가 간다’의 그릭요거트 편을 방송하며 취재방식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5일 방송에는 그리스 전통방식의 제조법과 국내 업체들을 소개하며 ‘원조와 가까운 그릭요거트를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고, 방송에 등장한 Y업체가 반발하자 재검증 뒤 ‘해당 업체는 그리스에서 제조된 것과 가장 가까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후에도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자신들의 취재방식이 잘못됐고, 해당 업체의 요거트가 그리스의 것과 유사했으나 ‘신맛’이 부족했다며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심지어 제작진이 직접 그릭요거트를 제조한 뒤 일반인을 대상으로 품평회를 진행하며 ‘원조의 맛’을 강조하는 등 앙금을 남기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방송 이후 벌어졌다. 그릭요거트 논란의 중심인 이영돈PD가 플레인요거트 광고모델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내용은 날카로웠다. ‘이러려고 그릭요거트편을 만들었냐’부터 과거 KBS시절 추문에 대한 비난도 등장했다. 이영돈PD는 “출연료를 기부하겠다”며 수습하려 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기획의도 벗어난 ‘이영돈PD가 간다’ 결국 산으로 갔다

이영돈PD는 ‘그것이 알고싶다’, ‘추적 60분’, ‘소비자고발’ 등의 지상파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탐사보도 1인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는 종편 출범과 동시에 자리를 옮긴 채널A에서도 주효했다. ‘소비자고발’ 콘셉트 중 음식 부문을 특화시킨 ‘먹거리 X파일’을 통해 다시 한 번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 JTBC와 프로그램 단위 계약을 맺은 후 선보인 ‘이영돈PD가 간다’ 역시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첫 주제였던 이형호군 실종사건을 다시 추적하며 ‘범인 목소리 제보자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이전 탐사프로그램과는 다른 콘셉트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후 ‘흥미와 단순보도에서 벗어나겠다’는 기획의도는 흐지부지됐다. 뜬금없이 ‘복채로만 1000만원을 썼다’며 10대 점술가를 찾아 나섰고, 그릭요거트 편은 ‘먹거리 X파일’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추리와 분석 ▲분노와 고발 ▲감동과 공감 ▲제안 등 기획의도에 맞는,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탐사보도’와는 분명 거리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