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년 만의 대면외교…베이징올림픽 계기로 회동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치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며 중·러 밀월 관계를 이어갔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한 뒤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청와대


연합뉴스는 지난 4일 크렘린궁 보도문과 로이터 통신 보도 등을 인용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4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러시아가 지속해서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요구해온 나토의 동진(확장) 중단 촉구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새 시대 국제관계와 글로벌 지속적 발전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양국 정상은 "일부 국가와 군사·정치 동맹체 및 연합체들이 다른 측의 안보를 희생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일방적인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추구하고 지정학적 경쟁을 강화하며 대립과 대결을 부추기고 국제안보 분야 질서와 글로벌 전략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미국과 나토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나토의 추가 확장에 반대하며, 나토가 냉전 시절의 이데올로기화된 접근법을 포기하길 촉구한다"고 주문한 뒤 "중국은 러시아가 제기한 장기적이고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유럽 안전보장 제안을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부연했다.

반미(反美)라는 고리로 전략적 밀월 관계를 유지해온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또 한 번 의기투합함으로써 미국과 중·러 사이의 대치선은 더욱 뚜렷해졌다.

아울러 중·러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폐쇄적인 안보블록과 적대적인 진영을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이 작년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동맹을 결성하고 올해부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IPEF)을 본격 추구하기로 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러 양국 정상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에 대한 지상 중단거리미사일 배치를 포기할 것도 촉구하는 한편 미국의 ‘일방주의적 민주주의 전파’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외교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시 주석이 외국 정상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약 2년 만이다. 그동안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영상회담과 전화 통화 등으로 빈번하게 소통해왔는데,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나란히 참석하면서 대면 회담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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