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0일 남겨둔 6일 밤 이재명이 김종인 찾은 내막은?
키 쥐고 있는 김종인 선택이 대선판 뒤흔들 변수가 될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달 5일 국민의힘 선대위 해산 및 전면 쇄신으로 윤석열 후보와 갈라선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한달 후인 6일 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만나 정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전격 회동을 가졌는데, 이번 심야 회동은 '외연 확장' 측면을 고려한 이 후보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서 양측간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청하지 않았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기자들을 만나 김 전 위원장과 관련해 "기회가 될 때 찾아뵙는 것이 도리일 것 같다"며 "자주 연락을 드리면 필요한 조언도 해주시고 가야 할 길도 제시해주신다"고 언급했다.

정계의 관심이 쏠리는 지점은, 집권여당 대통령후보인 이 후보가 지난달 5일 김 전 위원장이 사퇴한 직후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기막힌 타이밍에 안부를 묻고자 한 것 자체가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또한 지난달 중순 김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찾아가 비공개로 만난 바 있다. 당시 송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도와달라"고 청했다.

송 대표는 지난 3일 KBS 라디오에서 '김종인 영입설'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의 경제 철학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인사들도 지난 한달간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여러 차례 찾아갔다. 김 전 위원장이 과거 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당시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12일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도움을 청했을 정도다.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민주당 선대위에 공식 영입해, 중도 부동층에 대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7일을 기점으로 힘을 받고 있다.

당장 송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종인 전 위원장은) 오히려 이 후보와 그런 경제철학이나 방향에서 더 접점이 있을 것"이라며 "저도 2~3번 김 전 위원장을 만났는데 이 후보에 대해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 양상은 여론조사 10건 중 7건에서 오차범위 내 치열한 초박빙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윤 후보가 다소 앞서는 모양새이지만, 언제라도 이 후보의 추격세가 올라갈지 모르는 안갯속 판세다.

이 가운데 민주당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정치권에 '김종인'이라는 인물이 다시 소환되자, 국민의힘은 이를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7일 선대본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양식 있는 분이니 하루아침에 태도가 돌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자연인이니 찾아오는 사람을 쫒아낼 수도 없고, 오겠다는 분을 거절할 수도 없어서 만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대선 판세는 초박빙 양상으로 접어든지 오래"라며 "이번 대선의 키는 중도-부동층이 쥐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줄곧 '킹메이커'로 불려왔다"며 "실제로 김종인 전 위원장은 과거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에 앉혔고,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비화된 이번 20대 대선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중도층 공략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신중하게 여론의 분위기를 잘 살펴보고 모셔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키는 김 전 위원장이 쥐고 있다. 아직 김 전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 단 30일만 남은 대선 구도에서 김 전 위원장이 어떤 역할이든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권자들에게 김 전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