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경쟁률 작년 31대 1→올해 1월 17대 1 반토막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뜨거웠던 청약시장 열기가 지난해 말부터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매매 시장의 거래가 급감하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장을 마감한 것처럼 청약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5.5대 1로, 지난 한 해 평균(19.7대 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쟁률은 31.0 대 1에서 17.4 대 1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했는데 최근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 인해 수도권의 청약 수요가 분산되는 점도 경쟁률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 기간 서울의 경쟁률은 164.1대 1에서 34.4대 1로 하락했다. 작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셈이다.

지방 청약 시장도 한파가 찾아왔다. 최근 지방에서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 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1월 공급된 전남 순천시 '순천 오네뜨센트럴'은 전용면적 84m²B와 130m² 주택형에서 청약 접수 결과 미달됐다. 120가구가 공급된 전용면적 84m²B는 1순위 청약통장(해당지역)이 75개 접수되는 데 그쳤고 130m²도 30가구 공급에 해당지역의 1순위 청약통장이 15개만 접수됐다. 

수도권 청약 시장도 지난해와 사뭇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 3일 진행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자이 더 스타' 무순위 청약에는 84가구 모집에 765명이 몰려 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최고 수만 대 1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이 단지는 1533가구 중 34.6%인 530가구가 미계약되기도 했다.

서울 분양 단지만 봐도 열기가 식어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첫 서울 분양이자 지난달 유일한 단지였던 서울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의 당첨 가점은 최저 54점(전용면적 38㎡B형)이었다. 이는 지난해 서울아파트 청약 당첨 최저 가점 평균인 60점보다 6점이나 낮다.

청약 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더해 총 84점이다. 이 단지에서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는 전용 84㎡·112㎡ 주택형의 당첨 최저 가점은 56∼58점으로 모두 50점대를 보였다.

반면 가격이 9억원 미만인 전용 51㎡·59㎡ 주택형의 당첨 최저 가점은 60∼66점으로 60점대를 기록했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는 소형에 고점자가 쏠린 것이다.

올해부터는 중도금뿐 아니라 잔금 대출 시에도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청약 대열 이탈 현상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 하락 조짐으로 청약시장도 숨죽이고 있는 상태이고, 미분양 단지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단지별로 입지를 잘 따져 옥석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선이후 공약 이행에 따라 시장의 변수도 있어 청약통장을 선별해야 하는 시기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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