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후 의원 등에 따르면 대상노인 106명 가운데 75명은 가입 거절당해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고령화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나온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정작 고연령층의 경우 가입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과 정의당 건강정치위원회,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이 공동으로 내놓은 '노후실손 의료보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실손의료보험 대상노인 106명 가운데 75명인 70.7%가 가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정진후 정의당 의원 등이 내놓은 '노후실손 의료보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실손의료보험 대상노인 106명 가운데 75명인 70.7%가 가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KBSTV 뉴스화면 캡처.
가입이 거절됐던 이들은 노인 약 70% 이상의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암질환 등을 갖고 있는 경우였다. 질병력이 없고 의료이용도 거의하지 않은 약 30%만이 가입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은 정부의 추진에 의해 출시된 것으로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고령층에 특화된 상품 출시의 일환이다. 가입연령을 최대 65세에서 75세까지 확대하고 자기부담금 규모와 보장금액 한도를 확대한 상품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다수의 노년층은 질병을 겪고 있을 확률이 높으며 이럴 경우 보험사의 계약자 인수 심사 과정인 언더라이팅에서 통과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물론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연령층 확대로 이분들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보험은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고연령층은 통계만 봐도 이미 질병과 사망 등의 확률이 높아 위험률이 뻔히 보이는데 무작정 인수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위험률이 높은 분들의 가입으로 인해 오히려 기존의 가입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익,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보험사에서 이들을 다 보장해주기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줘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험사는 수익을 얻어야해 건강한 사람만 받는다. 노후 준비 부족으로 이를 지원해주기 위함이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해야하는데 민간보험사 상품으로 대체한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금융사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물론 근원적인 해결책은 재정에서 역할을 해야하는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공공성 있는 금융사에서 수익, 이득이 있는 상품만 판매하는 것도 문제가 있으며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지가 맞지 않아 판매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판매 유도를 위해 할당량을 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택연금과 노후실손의료보험 연계 등 다양한 판촉 방향과 함께 금융사에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유도해 나갈 예정이며 소비자들이 노후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인식을 넓힐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