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과 다음 날인 10일 '김혜경 방지법' 발의 예고
"참 희한한 8분 짜리 사과 쇼" 평가절하하며 공세 이어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공무원 갑질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지만 국민의힘은 “주어도 없고 목적어도 없는 참 희한한 8분짜리 사과 쇼”라고 비판했다. 

또 김 씨를 겨냥한 ‘김혜경 방지법’을 발의해 정치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 직속의 ‘김혜경 황제갑질 진상규명센터’는 10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혜경 방지법’ 구상안을 발표했다. 장예찬 청년본부장은 “정치개혁으로 ‘이재명·김혜경 갑질 부부’의 탄생을 막겠다”고 했다.

‘김혜경 방지법’은 △공익신고자 보호 강화 △광역자치단체 내 특별감찰관 설치 △공무원과 그 배우자·친인척의 국고유용 엄중처벌 등을 골자로 할 예정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월 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갑질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에서 “누가 잘못을 했다는 것인지 뭐를 잘못했다는 것인지 잘못을 인정하기는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사과”라며 김 씨의 사과를 평가절하했다.

이어 “무엇을 사과 하냐고 묻는 기자 질문에 수사와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동문서답했다”며 “그야말로 그 남편의 그 부인, 부창부수”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김혜경 여사의 갑질 및 공금횡령 사과는 무늬만 사과”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과한다고 했더니 진짜 사과인줄 아느냐 할 것 같다”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눈물을 흘리고 할 수 있는 최고치의 사과라는데 이런 오만한 발상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셀프수사, 셀프감사, 수사 감사를 내세워 꽁무니를 빼니 맹탕 사과”라며 “이재명 후보 본인의 묵인 또는 방조 없이 불가능하다. 이재명 후보는 배우자 뒤에 숨어서 사과하는 척 할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사과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에서도 “사과의 형식은 있었지만 알맹이는 쏙 빠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9일 오후 “말로는 책임을 진다고 하나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며 “제보자에 대한 사과도 미흡하다. 그간 제보자가 받았던 신변 위협과 정신적 고통에 대해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공적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며 “특히 국민 세금을 본인들 쌈짓돈 다루듯 유용하고, 공직자를 사적 용무에 활용한 매우 악질적인 행위다.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위해서도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로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씨는 9일 오후 “제가 져야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며 “수사 감사 통해 진실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앞으로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겠다”고 했다.

이에 제보 당사자인 전 경기도청 7급 공무원은 입장문을 통해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한 기자회견”이라며 “인정하고 사과한다면서도 정작 답하지 않은 질문 ‘법카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 기자들을 대신해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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