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중소형사 막론 폭발성 성장…IB‧부동산 '강화' 나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형 증권사들 다수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는 등 실적 측면에서 기록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증권사들은 축포를 터뜨리기보단 자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수수료수익 등 리테일 분야 수익감소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계속된 실적 상승세가 올해부터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증권사들 다수가 실적 측면에서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축포를 터뜨리기보단 자중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 다수가 작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곳 중에서만 따져도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1조원대 달성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중소형 증권사들 역시 약진했다. 대신증권이 작년 1조원에 근접한 895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274.4% 폭증한 수준이다. SK증권 역시 전년 대시 302.5% 늘어난 4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KTB투자증권의 실적 역시 1년 새 2배 넘게 뛴 143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증권사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증권사들에게 뜻하지 않은 호황을 가져다 줬지만 그 효력은 작년으로 종료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그 전조를 감지할 수 있다. 지난 1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638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42조1072억원과 비교하면 49% 감소한 규모다. 1년 사이에 증시 거래대금이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국내외 증시를 덮친 불확실성이 주식거래 자체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증권사들에게 거래대금 감소는 수수료수익 감소, 즉 브로커리지 수익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경향 역시 작년부터 전조가 있어왔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의 위탁매매 부문 수수료 수익은 8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성장했다. 

하지만 질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브로커리지 수익은 작년 내내 감소세를 겪고 있었다. 작년 1분기 2559억원을 기록한 이 부문 수익은 4분기엔 1713억원까지 줄었다. 이러한 경향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도 똑같이 관찰되며, 업계 전체적으로 비슷한 경향이 시작된 상태다. 

이미 증권사들은 각자의 강점에 집중해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이 과정에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기업금융(IB)과 부동산 부문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작년에 신규상장(IPO) 전담 부서를 확대하거나 NH투자증권이 IB사업부에 인수합병(M&A) 자문 조직을 강화한 것은 이와 같은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관련 부서를 강화했고 해외 IB사업을 위한 대표이사 직속의 부서를 설치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이미 작년 무렵부터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대비에 들어간 상태”라면서 “IB 부문의 경우 주식시장 위축의 영향을 덜 받는 분야라 많은 회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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