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가수 태진아를 둘러싼 억대도박 논란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사저널USA의 주장도 태진아의 반박도 팩트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18일 시사저널USA의 보도였다. 태진아가 2월 LA여행중 카지노에서 억대 도박을 즐겼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아 신빙성은 부족했다. 태진아의 수십년 전 추문, 다른 트로트 가수의 지난 도박 문제를 엮어 ‘포장’했다는 느낌도 지우기 힘들었다.

   
▲ 24일 기자회견중인 태진아 / 사진=한기호 인턴기자

태진아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방문한 카지노의 매니저와 통화했고, 언론사 측에서 자신을 협박했다며 녹취록을 제시했다. 눈물까지 쏟으며 한시간 가량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다시는 카지노 근처에도 가지 않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기자회견 이후 여론은 태진아에게로 기울었다. 한 방송프로그램은 직접 LA에서 해당 언론사를 찾았으나 끝내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 유령업체설, 1인2역설 등이 속속 등장했다. 연예인의 약점을 잡아 투자를 유도하는 악성언론사로 비쳐졌다. 시사저널USA가 자신한 후속보도 역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늘어났다.

이를 비웃듯 25일 후속보도가 등장했다. 24일 태진아의 기자회견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태진아와 통화한 매니저가 근무하는 카지노는 15일 방문했던 곳이며, 자신들이 취재한 곳은 17일에 방문한 곳”이라며 증언을 뒤엎었다. ‘투자유치’라는 전제를 달았으나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이와 함께 시사저널USA는 논란의 핵심쟁점인 사안들에 대해 직접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카지노 CCTV와 미국 방문기간 중 가족과 법인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이다.

   
▲ 시사저널USA 홈페이지 캡처

태진아 측은 줄기차게 ‘증거가 있으면 내놓으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 말마따라 시사저널USA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시사저널USA의 의혹과 반박자료 요청에 태진아측 역시 입을 다물고 있다. 결국 흐름은 사실확인 없는 감정싸움으로만 흐르고 있는 셈이다.

논란의 끝은 짧고 간결하게 끝낼 수도 있다. “‘억대 도박’은 결단코 안 했다”는 태진아가 카지노 4곳에서 돈과 칩을 교환한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 영수증이나 CCTV 영상, 직접 현금과 칩을 바꿔준 직원의 증언 정도면 납득할 수 있다. 카지노의 씀씀이에 따라 외환관리법 위반이 의심된다면 여행경비내역을 공개해도 좋다. 증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당당하게 보여주면 논란은 간단하게 종식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태진아가 먼저 움직일 생각은 없는 듯하다. 태진아는 25일 서울중앙지검에 시사저널USA 대표를 공갈미수죄와 허위 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결론은 법정에서 내자는 뜻이다.